사퍼멘붕


..

by 마탄의사수 | 2012/01/07 19:16 | 트랙백 | 덧글(0)

OJ the prolog - 5


“수고하셨어요.”
단순노동이지만, 일일이 손이가는 번거로운 장부들을 정리하고나니,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나가 있었다.
“이런 페이스라면 이일도 곧 정리될듯 하네요. 역시 일손이 하나 늘어나니 이곳도 나름대로 제몫을 하게 되는것 같은 느낌이네요.”
“예? 그정도로 사람손이 부족했나요? 저 이외에도 몇분더 계실거 아녜요.”
나의 반문에수녀님은 자그맣게 한숨을 푸욱 내쉬며 자세하게 답해주었다.
“그게 지금, 이 부지에 관계자는 저랑 주교님과 지금 신부님까지 합해채 열명도 되지 않아요. 그와중에 네분이 각자 업무적 사정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셧구요. 그 때문에, 지금 교회의 정상적인 운영은 커녕 관리조차 버겁답니다.
우선은 신도님들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해나가 보고는 있지만, 이런 장부나 서류같은 중요한 것은 전혀 도움을 받을수없으니, 일손이 부족할수밖에요.
하아, 정말이지 쓸데없이 넓기만 하다니깐요. 이 교회.”
수녀님, 왠지 불경스러운 말씀이네요.
투덜대는 수녀님의 말에 그저 하하핫, 하며 쓰게 웃음 지을뿐이었다.
“그러니깐, 각오해두세요. 일단락 될 때마다 일거리가 두배, 세배로 밀려들어올테니깐요.”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에 명암진 얼굴로 짐짓 무서운 수녀님의 협박에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라 버렸다.
그러고 보니 교회에 정원이라던가 하는것도 있었고, 아이들이 몰려드는것도 있었고, 게다가 나름대로 교회의 구색은 갖추어 있어서, 고해라던가 하는 업무까지 하는것 같았는데...
정말이지 할건 다하는 교회구나. 게다가,
“허억!!”
그것은 갑자기 머릿속을 비집어 나왔다.
갑작스럽고 생소한 충격에 머릿속이 새하얘져 버렸다. 나는 그것을 버티지 못하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머릿속엔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하나가 의식속의 깊은 심층 아래에서 부상했다.
“...? 신부님 갑자기 왜그러세요?”
“실은, 갑자기 의문점이 하나 생겼는데 말이죠, 수녀님.”
“예, 의문점이요? 뭔데 그러시는데요...?”
“그러니깐, 저는 아침부터 하루종일 서류와 씨름을 하고있었죠?”
“네, 확실해요. 제가 내내 지켜보고 있었으니 착오는 없어요.”
“그렇군요, 그래요. 그런데... 그러고보니, 수녀님은. 하루종일... ”
나의 말끝이 흐려짐에 따라 수녀님의 얼굴은 궁금증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수녀님은...”
“...네?”
“수녀님은...”
“수녀님은 오늘,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했어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호러!)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귀곡성)
“그래서 더 할말은?”(웃음, 혹은 무표정)
“없어요.”
“그럼 신경끄고 일이나 해요.”(웃음, 혹은 무표정)
“네.”
......
........
...........
일도 거의다 끝난마당에 지금와서 왈가왈부 해봤자, 뭐...
이제와선별 상관없는 생각을 지워내 버리고 서류정리의 막바지에 신경쓰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도대체 언제쯤 가야 좀더 신부다운일을 할수있게되는걸까?”
숫자와 씨름하는 도중, 한탄섞인 한숨이 비져나오는 것 까지막는건 조금 무리였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네, 그럼 안녕히...”
끼익,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성당의 출입문이 닫혔다. 오늘도 하루의 일과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집에 가는거다.
-시장의 타임서비스.(선택)


“이대로라면 5시의 타임서비스까지는 시간이 여유있겠는걸?”
어제도 시장에 가긴했지만 대부분 소연씨 들러리만 했을뿐, 정작 중요한 내일 먹을반찬거리조차 제대로 사두지 않았더니, 내일 아침 반찬은 커녕 오늘저녁거리부터가 걱정이다.
하지만, 어제 좋은 타이밍에 타임서비스 소식을 얻었으니, 남은것은 작전실행뿐이다.
이름하야, 풍운! 저녁거리.
오오, 좋은데? 나름대로 진지한 분위기도 있고한게, 오늘 오후는 왠지 시작부터 좋은 느낌이다.
덤벼라! 타임서비스. 오늘저녁은 메인의 된장국에 계란말이와 바삭하게 구운 김이다!!
와라! 무든 배추든 양파든, 전부 베어주마!!
피식피식, 실소가 배어나오는것을 참지못하고 인상을 일그러뜨리는 한 신부가 길을 걷는다.
근처에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기분나쁜걸 봐버린 표정으로 슬슬 피해가겠지만, 다행히 근처에 사람그림자는 보이지 않고 이곳에 있는건 나 혼자뿐이었다.
“앗차차, 얼른 시장에 가야지.”
괜히 혼자서 하이텐션한 기분으로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을 추스렸다.
상당히 여유롭다고는 하지만, 세월아 네월아 할만큼 넉넉치는 않은 시간이니, 늦지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조금 일찍 움직여야지.
하늘은 맑고 햇살은 따스하다.
기분좋은 바람에 뭉게구름은 형태를 바꾸어 나가며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해는 서서히 기울어 가기 시작해, 이제 곧 하늘은 주홍빛으로 물들어가겠지.
구름위를 올려다보며, 팔을 크게뻗어 주욱-기지개를 폈다.
온몸이 길게 늘어져 상쾌했다.
오늘은 왠지 기분좋은 일이 생길것만 같은 저녁. 그런 느낌이 그, 어느때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웅성웅성)
꽤액, 누군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찍어 누를때 내는 소리.
우윽, 이것역시 누군가가 발등을 밟았을때 내는 소리.
우그그그그. 그밖에 어깨나 팔꿈치나 하는 흉기로 가엾고 굶주린 신부하나를 뭉개는 소리.
으갸갸갸갸갸갸. 이줌마들이 정말!!
밀지마요 밀지마, 거기 아줌마! 잠깐, 으악! 이대로 가다간 짜부라진다구요. 우왓! 깔린다! 갈린다구! 이대로 가다간 믹서기에 끼인 콩처럼 갈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분노)
시장에 막 도착했을때 주위는 한산했었다.잠시나마 ‘내가 너무 일찍온건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사람은 그다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생각이 미처 사라지기도 전에 인파는 하나둘 몰려오기 시작했다.
차곡차곡 밀려들어오는 검은 물결어느정도 사람이 찼을 즈음 이제 사람도 거의다 찼고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건가? 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었다. 검은 인파는 끝도없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그것도 현재진행형으로)
그덕분엔 꽤 앞줄의 아줌마들은 물론 그틈에 끼여있는 나까지...
“우그그그... 아줌마, 밀지좀 마세요~ 이러다간 앞줄찌그러져요.”
내 불만섞인 말에 뒷줄의 아줌마가 말했다.
“에구구구 미안혀 신부총각.근데, 이거도 내가 미는게 아니라, 자꾸 뒤에서 미는게... 에구구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뒤에 얼마나 많길래 이렇게 밀어대는...”(웅성웅성)
묵념. 엄청난 장사진입니다. 
엄청난 인파.
이근방 상점가, 아니. 이근처 동네의 아줌마라는 아줌마는 전부 몰려온듯한 이 상황은 어찌된거란 말인가.
“줄을 서세요, 줄. 아! 거기 아줌마 새치기 마세요. 뒤에서도 밀지마시구요! 수량은 넉넉하니깐 조급해 하지마시고 질서를 지키세요, 질서를. 예예. 조금마 기다리시면 초특급 타임서비스 시작합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까의 내뒤에서 말을 걸어온 아줌마가 조금은 신경질적인 말투로 투덜거였다.
“오늘, 계란이나 몇줄 사러왔는데, 갑자기 왠줄이람? 덕분에 끼여서 옴짝달싹 못하고, 이게 무슨 난리야?”
아줌마.
“게다가 이근방 사람들이란 사람들은 거의 다 모여서. 약장사 구경때도 이렇게까지 안모였었는데, 무슨 구경거리났나?”
아줌마, 왠지 전 알것같아요.
“신부총각? 신부총각은 뭐때문인지 알아?”
“오늘, 계란...”
“응? 뭐라고 신부 총각?”
전단지에는 여러 가지의 타임서비스품목이 적혀있었다. 그중에는,
“오늘, 저녁은 계란말이가 참 좋겠죠?”
“아, 아? 왜그래 신부총각? 갑자기 무슨...?”
아줌마 실은,
오늘 계란이... 한판에 990원 이걸랑요...
“우훗, 우후후후후후훗...”
나말고도 주위에서 스산한 기운이 풀풀 풍겨져 나왔다
계란 말고도 꽤나 여러 가지 품목의 물건이 30%이하의 말도 안돼는 가격이었다.
물론, 1인 1개는 기본. 수량은 약 500정도.
꽤나 넉넉하다고 할수도있다.
하지만, 희소성이 있으며, 굉장히 싸고, 시간적인 제한이라는 요소의 이 타임어택이라는 시스템은 아줌마들에게 그야말로 스트라이크 존. 그래서인지 이 일대의 거의 모든 아줌마들이 이곳으로 몰려온다. 때문에 근방에있는 모든 가구의 수를 세어본다면 500이라는 수량은 턱없이 모자른 양이다.
게다가 품목은 각 가게당 지정해놓은 딱 한가지.
이를테면, 어제의 청과상 아저씨의 파와 어물전 김씨의 생태, 그리고 과일가게 황씨의 그 외 기타 등등.
그래서 어제 소연씨는 생태와 파, 버섯이나 그밖의 것으로 생태찌개의 레시피를 공략했다.
물론 그 메뉴를 생각한것은 소연씨 하나뿐이 아니라서, 경쟁은 치열했을터지만 소연씨는 그것을 무력으로 묵살해버리고, 가볍게 파를 획득해버렸다.
하지만, 나는 교회의 신부. 무력이라던가 치열한 경쟁의 몸싸움을 벌였다가는 “글쎄, 교회의 신부님이 어쩌고 저쩌고...” “글쎄, 7동의 김씨를 어쩌고 저쩌고...” 하는둥의 동네 아줌마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것이다.
그것은 교회의 이미지 관리로서 최악,그래서 이쪽은 무력보다는 스피드로 승부를 봐야 한다.
최소한의 동선과 최소한의 레시피로 몇가지의 확실한 식재료들을 확보. 주재료들을 최우선으로 확보한후, 곁가지의 보조 식재료는 보통의 값으로 지불. 하는 방법이 있다.
소연씨와 같은 방법은 인원도 홀로이고 혼자서 식사하는 나에게는 적합 하지 않다.
대량으로 사들이는건 소연씨 같은 사람들의 몫이다.
타임서비스에서 세일품목인것들만 노렸다가 겨우 하나, 둘정도밖에 사지못해, 나머지 재료들을 어쩔수없이 다른곳에서 사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한다. 그렇게 실현하기 힘든 목표는 정하지 않는다.
몇 개의 소량의 재료는 정가로 산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주 메뉴들의 재료는 확실하게 확보한다.
오늘의 필승전략이다.나의 최우선 공략목표는 계란! 무려 70%세일이다.그다음은 시금치와 양파, 어제에 이은 파다.시금치는 반값. 양파와 파는 어제보다 조금 올랐다. 김은 세일하지않는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품목이있지만, 계란말이와 된장국에는 필요없는 품목이니 배제한다.그밖에 필요한것들은 정가에 팔지만, 소량이니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m그리고 약간 힘들겠지만, 35%세일 하는 햄이라던가, 통조림의 45%세일, XXX빵의 반값 세일도 나쁘진 않다.
무엇보다도, 이 마켓 배틀에서의 생명은 과감한 결단력과 빠른 속도. 이 두가지에 좌우된다. (소연씨같은 괴수는 제외다.)
마지막 수량 하나에 울고웃는 전투. 저녁메뉴의 선점을 둘러싼 아줌마들의 전쟁은 실로 고독하고, 잔혹하며, 처참한것이다.


“그럼 시장가의 명물 15일장 타임서비스입니다. 오늘은 마지막날로 오늘이 끝나면 다음 15일장을 기다리셔야 합니다. 자아, 그럼 15일장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지켜야할 몇가지 규칙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겟습니다.”
-꿀꺽.
규칙을 설명한다는건 타임소비스가 앞으로 10여분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일종의 암묵적 신호다.
“첫째, 두번서기및 새치기와 같은 부정행위는 일체 금합니다. 적발시 두달동안 타임서비스를 이용하실수 없게 됩니다.
둘째, 여러 가지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장내에서는 일반적으로 달리시면 안됩니다. 이것 역시 적발되면, 두달동안 타임서비스를 이용하실수 없습니다.
셋째, 충격에 상하기 쉬운것들의 물품 구입후 다른분들과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판매이후의 물건의 손상에는 판매자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규칙의 설명이 끝날수록 웅성거림또한 잦아들고, 그에 비례해 사방에서 묵직한 기운들이 등뒤로 퍼져나갔다.
여기저기서 꿀꺽, 하며 침넘기는 소리가 들려오고,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
주위에 대한 견제, 그리고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압박도 잊지 않는다.
“일곱째, 장내에서 커다란 분쟁이나 소동은 금합니다. 소동이나 분쟁은 다른 주부님들께 상당히 폐가 되므로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즐겁고 알찬 15일장의 타임서비스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요란한 사이렌이 크게울렸다.
저벅저벅-
아무런 말소리 없이 고요한 와중에 오로지 발을 내딛는 발자국 소리만이 지축을 울렸다.
모두의 얼굴은 하나같이 진지하고 침묵된 표정.
드디어 시작이다. 저녁메뉴들의 치열한 쟁탈전. 생사를 넘나드는 마지막 날의 배틀마켓이.


“세일중인 양파와 파는 매진됐습니다.”
청과상의 아저씨가 큰소리로 매진상황을 알리며 뭉쳐있는 인파를 흐트러뜨리기 시작했다.
“아차, 늦었네. 바로 앞 몇줄전에 다팔리고 말았네.”
아쉽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는 아줌마들이 청과상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 아슬아슬했다. 바로 내 뒷줄에서 매진이 되어버렸으니깐,
(오만)


“시금치 매진 임박입니다. 싹 싱싱한 시금치의 수량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시금치 코너에서의 상황통보가 귓가를 날카롭게 자극했다.
놓치지 않는다, 된장국 재료오오!! 누구에도 넘기지 않아!! 저건 내꺼다!! 우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탐욕)


“햄코너 방금 매진 되었습니다.”
...늦었다, 햄이. 햄이...
다, 팔렸다...
무릎에 힘이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 앉...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허탈감이 전신을 강타하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이야이야, 조금만 늦었으면 못살뻔 했네. 다행이야~”
저 아줌마는, 햄. 샀구나...
(질투)


양손가득 전리품을 들고가는 도중, 낯익은 목소리가 나를 불러세웠다.
“어머, 안녕하세요? 여기서 또 뵙네요?”
“아, 어제의 그?”
상점가의 수수께끼 자매중 언니쪽에 해당되는 그녀가 내 옆에 서있었다.
“오늘도 장보셧나요?”
“네, 오늘이 세일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많이 샀어요.”
작게 쓴웃음을 지으며, 가득찬 봉투를 슬쩍 들어올렸다. 그러고 보니, 어제 같이있었던 동생쪽이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옆에 아무도 없네요, 혼자나오셨나봐요? ”
“아아, 오늘은 잠시 바람이나 쐬면서 주위좀 돌아다닐겸, 같이 산책중이었어요.”
음? 같이 산책중이라니, 누구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덥썩.
“으갹!”
종아리를 가볍게 무는 아픔에 깜짝 놀라 발밑을 보니, 갈색의 녀석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강아지?”
“네. 집안정리를 해야한다고, 도와준다고 했지만 혼자가 더 편하고 효율도 좋다면서 잠시 밖으로 산책이라도 다녀오라고 하더라구요.”
아마, 동생의 이야기일것이다.
“집안정리요? 봄날 대청소라면 그래고 같이 도와주시는게...”
“대총소 같은게 아닌데다가, 위험하다면서 억지로 내쫒아내더라구요.”
대청소가 아닌데다가 위험해? 무슨일이라도 생겼던걸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나를 보고, 그녀는 그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었다.
“불순한 변질자가 어젯밤 지붕을 뚫고 집안으로 침입해 왔었거든요. 상당히 질나쁜 악의를 품고 쳐들어와서, 가구라던가 이런것 저런것들이 꽤나 어지럽혀졌거든요. 몇개 깨진 파편도 있어서 ‘덜렁거려 다치느니, 차라리 다른걸 도와주는 게 더 나아요.’라면서 억지로 내쫒겼어요.”
“괜찮으세요? 집안이 난리날정도였다면...”
“네, 괜찮아요. 어제 이 아이 덕분에 그 변질자도 도망쳤으니, 앞으로 별일 없을거예요. 누구하나 크게 다치거나 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예요.”
대견하다는 손짓으로 갈색강아지를 슥슥  쓰다듬는 그녀의 모습에 걱정같은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누구하나 다치지않고 원만히 해결됐다는 느낌이 들어,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대견하네요, 이녀석.”
다소곳이 앉아 강아지를 쓰다듬는 그녀처럼 나도, 강아지를 쓰다듬었다.
-덥썩
물렸다.
제대로 물어버렸다, 이녀석.
장난이고 애교고 하는 레벨을 떠나, 전심전력을 다해 내손을 물어버렸다.
“으아아아아아~”
녀석을 떼어내보려 손을 이리저리 휘둘러 보지만, 대롱대롱 허공에 매달린채 흔들거리기만 할뿐 떨어질 생각을 하지않는다.
“버릇없이! 그럼 못써.”
그녀가 내선에 매달린 녀석의 목덜미를 한손으로 붙잡고,
콩, 하며꿀밤을 한 대 먹이자 그제서야 물고있던 내손을 놓아주었다.
“죄송해요. 평소엔 얌전한 아이인데, 오늘다라 왜 이러는지...”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그녀에게 “괜찮아요”라고 말해 진정시켜주었다.
확실히 물렸을 당시 아프긴 했지만, 손을 보니 긁히거나 피가 나올정도의 상처는 없었고 그저, 물린자국이 아릿하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나저나 저 때문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것 같은데, 늦거나 하지는 않으셨어요?”
주홍에서 보랏빛으로 물들었던 하늘은 해가 서쪽지평선으로 모습을 감추자 옅은 남색을 띄며 서서히 어두워져 가고있었다.
“어머, 시간이 벌써 이렇게? 슬슬 가봐야겠네요. 그럼 이만...”
“네.”
그녀는 조용히 미소지은후,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왔던길을 되돌아 걸아나갔다.
“아참! 하바터면 깜박할뻔 했네요.”
잊고있었던것을 생각해낸걸까, 그녀가 빙글하고는, 뒤로 한번 돌아섰다.
“불순한 변질자가 이 동네를 배회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아무쪼록 조심하세요. 그 변질자 상당히 과격할지도 모르니깐요. 어쩌면 이 근처에서...”
사악, 하고 그녀의 얼굴에 명암진 그늘이 생기는듯한 착각이 일었다.
“다음의 희생자를 물색할... 아니, 이미 다음의 희생자를 정해놓고 조용히 주시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노, 농담이라면 조금 지나친걸요.”
“어머, 그런가?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일뿐이니 그렇게까지 신경쓰지마세요.”
다시, 본래의 밝은 미소로 돌아와 발걸음을 옮겼다.
“그럼, 이번에야 말로 진짜 안녕이예요. 바이바이~”
“네, 그럼 바이바이~”
조용히 발을 내딛으며 걸아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늘하늘한 분위기의 그녀의 행동과 조금은 특별한 그녀의 모습. 그리고 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묘한 매력.
그러한 생각에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만을 멍하니 바라볼뿐이었다.
해가진 저녁의 싸늘한 봄바람이 검은 수단을 거칠게 펄럭였다. 옷깃으로 스며드는 한기에 고개가 절로 움츠러들었다.
“꺄악- 바람!”
날카로운 비명소리에 놀라, 움츠러뜨렸던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러자, 시선의 끝. 그곳엔 세찬 바람의 광포한 펄럭임이 일었다.
가녀린 손가락으로 바람을 눌러보려 하지만, 강하게 올라오는 그 힘에 속수무책일뿐이었다.
“... ...”
얼굴이 붉어지고,
시선을 급히 다른곳으로 돌렸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고개를 몇 번씩이나 흔들어 떨쳐내보려 했지만, 망막에 새겨진 영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거칠게 펄럭이는 치마사이로 새어나오는... 순백의... 하양. (푸릉...)
봄바람은 꽤나 장난꾸러기. 라고 생각했다.


by 마탄의사수 | 2009/01/07 07:47 | Over Justice | 트랙백(1) | 덧글(2)

OJ the prolog - 4


“어딜간거야, 정말...”
나는 눈에익은 골목길에서 무언가 찾고있었다.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굉장히 소중한했던것인지, 골목 여기저기를 필사적으로 돌아다녔다.
차밑을 훑어보기도 해보고, 담장사이의 좁디좁은 구석을 뒤쳐보았지만 찾는것은 쉽사리 발견되지 않았다.
굉장히 소중히 여기였던것이었는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은 점점더 불안해졌다.
분명 있을 만한곳은 전부 둘러보았는데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사실 하나만으로도 초조해하고 조급해져, 거의 자포자기 할때 즈음,
“아, 찾았다,”
이 일대에서 보기 힘든 크고 낡은 저택이 있는 옆동네까지 가면서, 찾아봐도 찾지못했었는데...
의외로 잃어버린곳 근처에 있을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
달려나갔다.
너무나도 기쁜나머지 말도 제대로 하지못하고, 그저 달릴뿐이었다.
더 이상 놓치지 않아. 더 이상은...
(끼익-! 쿵-)(차소리 브레이크 소리)
세발짝 즈음 뛰었을때, 뜨거운것이 얼굴과 몸을 내던졌다.
땅이 위로, 하늘이 아래로. 집과 담장들은 핑그르르 몇바퀴씩 돌아가버렸다.
그리고 몇 번 눈앞이 번쩍거리더니, 땅이 얼굴에 붙어버렸다.
눈이 부실정도로 밝은 하늘과 집은 위아래로, 얼망진창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아아, 뜨거워.
가슴과 배가 너무뜨거워.
뜨거운게 가슴과 배를 왔다갔다 움직이며, 목과 입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답답함에 몇 번, 기침을 하고나니 답답함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머리와 가슴의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온몸의 열기가 모두 그쪽으로 쏠렸는지, 머리와 가슴이외의 부분은 얼음장처럼 싸늘했다. 아까부터 일어서보려 팔다리를 움직여 보았지만 꿈틀꿈틀거리기만 할뿐,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꿈틀꿈틀...
일어서보지도 기어보지도 못하고 그저, 제자리에서 꿈틀꿈틀..
꿈틀꿈틀..
무서워. 누가 나좀 일으켜 세워줘.
무서워... 뜨겁고 춥고 아파.
누가 나좀 도와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하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골목길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 시간대의 아주 일상적인 풍경이었지만, 기묘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적막하고 고요한 골목길은 이질적이기까지 했다. 그런곳에 홀로, 답해줄리없는 구원을 외치고 있었다
도와줘... 도와줘... 누가 좀 도와줘...(x3)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뜨겁기만 하던 가슴도 이제는 점점 식어가, 손발처럼 차가워지고있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이대로 일어서지 못하면 영원히 추워질것만 같았다.
그러니깐, 일어서고 싶었다. 움직이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몸은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나마 움찔거리던 팔다리도 기운이 빠졌는지, 추욱- 늘어진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손가락만이 파르르 떨리며, 경련할뿐이었다. 발에 밣힌 벌레처럼.
그리고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에 눈앞이 깜깜해질때, 그것은 나타났다.
태양과 하늘을 등지고 있어서일까,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듯한...
흡사 성전에 나오는 성인과도 같은 모습에, 그 존재의 등뒤에는 눈을 뜨고 바라볼수없는 강렬한 빛이 비치고 있었다.
자신이 똑바로 위를 향해 바라보고있기 때문일까, 그래서 태양을 직시하고있기때문일까, 아니면 그 등뒤에서 비추는 아주 자연스러운 후광 때문인걸까.
아직은 모르는것 투성이었지마느 한가지는 확신할수있었다.
어린아이인 자신의 눈으로 보아도.
자신의 눈앞(머리위)에 서있는 이 소녀는, 자신을 구원해줄 나만의 특별한 존재라는것을...
“누, 누구...?”
“나는, 너를 도우러 온...”
나에게 손을 내밀며, 밝게 빛나는 목소리.
그것이, 첫 만남이었다.


----------------------------------------------------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눈이 뜨였다.
“아, 꿈이었다.”
----------------------------------------------------


“수녀님은 ‘수녀가 되고싶다.’ 라는 계기를 언제 갖게 되었나요?”
(교회) 조금은 난데없는 나의 질문에 수녀님은 약간 머엉- 해있다가,
“(놀람)에, 예? 방금전 제가 뭔가 잘못들은.... 그러니깐, 네!?”
오래된 전자제품처럼 버벅대는듯한 느낌의 말이 몇초씩이나 늘어지고 난후에야 다시 정상적인 말투로 돌아왔다.
“뜬금없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예요? 일하기 싫어서 얼렁뚱땅 시간죽이는 나태한 계획이라면 이쪽에서 몸소, 침묵시켜드리도록 하지요..”
으윽. 미소띈 표정으로 그런말을 하니깐, 상당히 무섭구만...
혹시나, 정말로 ‘시간이나 죽일 겸 잡담이나 걸어볼까’ 라고 생각한채 말했다간, 두말없이 박살. 그 후 시멘트와 함께 곱게 개어진후, 어딘가의 앞바다에 고이고이 침몰. 이라는 결말이 일어날지도...모르지.
“아니, 그런게 아니라... 사람이란게 보통, 어떠한 계기가 있어서 어떤결심을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어떤일로 교회에 몸담게 되었는지 그냥, 그게 궁금해져서 라고나...할까.”
기세좋게 말을꺼내긴 했지만, 단순한 호기심에 다른사람의 과거를 듣는다는것이 주제없이 나대는것 같아, 나도 모르게 말끝이 흐려지고 말았다.
“으음, 계기라... 계기...”
수녀님은 한참동안이나 계기를 중얼 거리며, 한참동안이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저기, 수녀님...?”
“아,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생각해 낼테니깐요, 계기. 그러니깐, 으음.. 좋은 추억... 좋은추억...”
추억이라고 할정도로 좋은기억이 없는거냐!!!
“... ... .”
그렇게 한참을 고민했을까, 기다림에 지쳐 다시 본래의 하던일(회계장부정리)로 돌아가 어느정도 숫자랑 씨름을 하던 도중, 아! 하는 소리와 함께 수녀님은 상념에 깨어나 크게 외쳤다.
그리고 담백한 얼굴로,
“없다.”
담담하게...
잠깐, 그거 담담이라던가, 담백이라던가 하는 얼굴로 내뱉을 소리가 아니잖아!!
“저기, 그러니깐... 자신의 빈평생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에, 그러니깐... 장난?”
“농담삼아 말씀하시는건 듣는쪽입장에서 상당히 우울한데요, 좀더 진심을 담아서 말씀하시면 안될까요?”
“아니, 진짜로 내 반평생을 경정하게 만든 커다란 계기가 없달까...”
“진지한 얼굴로 그런말 해봤자, 설득력이 와장창 떨어지는 소리밖에 안들리는데요.”
“아니, 그러니깐 계기라고 할만한 커다란 사건없이 무난하게... 평범한 일상들이 모여,다섯살 때 교회옆에 부속된 유치원에 다녔다던가, 열 살때 부모님의 손에 떠밀려 여름캠프에 갔다던가, 그밖에 성가대에 들어가 노래를 불렀다던가, 연극을 했다던가 하는, 그런 작고작은 행동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된건 아닐까요? 뭐, 나름대로 아이들과 지내거나, 사람들을 도우는걸 그리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의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달리, 무어라 말할수없었다.
“과거는 어느 한가지 사실에만 치우쳐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눈치채지못할 그런 작고작은 조각들이 쌓여 이루어지는게 현재의 지금이 아닐까요? 아직은 부족하고 미흡할뿐이지만, 더욱더 정진해서 보다 나은 한사람의 신자로써의 제몫을 할수있게 되길 빌며 노력할뿐입니다.”
본디, 사람에겐 각자의 이유와 사정이 있다. 하지만 그것도 모른채 타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대기만 한 자신이 굉장히 어리석어 보였다.
(누구처럼) 곤란한 사람일줄로만 알았는데 그런 훌륭한 말을 하다니, 수녀님에 대해 조금은 다시 봐야 할것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약간은) 감명받고 잇는 나에게, 그녀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라고, 4년전 주교님께서 말씀하셨죠. 그때받은 감동은 지금 생각해봐도, 아아♡~ 우후후후훗...”
좀전의 그말,  전언 철폐!! 사심 300%다!!
뭐가 평범한 일상이 모이고, 작고작은 과거의 조각이 모인다는거야.
지극히개인적인 욕망이 풀풀 흘러나오잖수.
“여기까지가 나의 계기라면, 계기라고 할수있는데... 자, 이제 신부님 차례예요.”
“예? 갑자기 무슨말씀을?”
“이런이런, 계기라느니 어쩌느니, 남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모조리 털어놓게 만들고는 이제와서 혼자 내빼려 하다니, 몹쓸사람이군요. 애초에 먼저 시작하신건 신부님쪽인데다가, 자신쪽에서 무언가의 계기가 있으니 남들의 계기를 한번 듣고 싶어서 그러는거겠죠?
게다가 제 turn(차례)은 끝났으니, 이제 신부님의 turn(차례). 자아, 뭐든지 말씀하세요. 주님의 어린양. 무슨 고민이든지, 전부 들어드리겠습니다.”
성스러운 얼굴로, 얼핏 들으면 은은한 목소리지만, 느낌은 그와 정반대로 All Red.
위험신호의 붉은 램프와 함께, 긴박한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저는 이만, 하고 짦게 답하며 등을 돌리려 했지만, 어느새 어깨를 선점당해 버렸다.
“도망치면, 주님의 곁으로 보내버려요?”
도망칠수 없는 상황으로 점점 더 밀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독안에 든 쥐. 집안엔 늑대, 밖에는 호랑이. 눈앞은 절벽, 등 뒤엔 맹수(호랑이).라는 절체절명의 사태.
“...듣고나서, 절대로 웃으면 안돼요.”
목숨은 하나. 언제나 유니크하기 때문에 소중히 여겨 살아남는쪽을 택했다.
“응응, 절대로. 하늘에 맹세코.”
마치 남의 첫사랑이야기를 듣는 사춘기소녀처럼,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첫사랑이야기 일지도 모르지만,
“그러니간, 그게 제가...”
내자신이 손수 무덤을 파는 약간의 환멸감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천천히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래서, 그렇게 된거예요. 그래서 그일을 계기로 성직자의 첫 다짐을 생각하게 된것입니다.
...인데, 저기...수녀님?”
이야기가 끝날 부분부터 고개를 푹 수그린채 얼굴을 들지 않는 그 모습에 조금 불안감이 감돌았다.
어깨나 등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필사적으로 무언가 참는것처럼 보인다.
참고있는것은 아무래도, 웃음이겠지만... 설마설마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실낱같은 한줄기 희망은 투두두둑 거리며, 볼폼없이 끊어져 나갔다.
역시, 괜히 말하는게 아니었어. 그래도 스스로가 자초한일이니깐 참고, 납득...
“풉, 크크큿...”
납득해서,
“웃, 하하하하핫..”
납득을 해...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이런걸, 납득 할수있을까 보냐!!
이제는 아예 데굴데굴 뒹굴듯한 기세로 말그대로의 폭소(爆笑)로, 줄기차게 웃어대는 수녀님이었다.
“그게, 그렇게 웃겨요?”
“푸하하하하하핫... 아니, 그게 아니라...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나름대로 진지하게 말한건데, 그렇게 웃으면 조금...”
“하핫, 아하핫. 그게, 진지한 얼굴로 하니깐, 그게더. 하하하핫...”
“... ... .”
호흡곤란이 의심될정도 줄기차게 웃어대는 수셔님을 보고 후회막급이었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후였다.
“하아, 하아... 후아... 후.”
웃음패닉 상태에서 간신히 진정된듯한 수녀님의 볼은, 아까전의 웃음으로 인해서인지, 볼이 발갛게 상기되어있었다.
“무슨 사춘기 소년의 꿈얘기도 아니고, 기억이 흐릿한데다가, 내용의 태반이 꿈속에서 기억해낸거라니. 전 융만큼이아 체계적이지 못하다구요.”
수녀님은 마치, 이쪽을 깔보는듯한 표정을 띈채, 콧방귀를 내쉬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뭐,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지만, 남이 보기에도 ‘깔본다’라는 느낌의 그런 표정이었다.
“그래도 상대가 상대인 만큼, 친절함에 상냥함까지 서비스로 담아서, 신부가 된 계기를 부여한 ‘두근두근 추억속에서’ 꿈을 몸소 해석해주지요.”
“뭡니까, 남의꿈에 그런 유치하 타이틀을 달아놓기나 하고, 요즘 아저씨들도 그런 쌍팔년도 연애소설같은 유치한 네이밍센스는 안달고 있어요.”
“그러니간, 프로이트의 정신의학 사상에 따르면 인간의 무의식적인 에고와 잠재되어있는 초에고라는 의식이, 사람의 욕망과 관련되어...”
틀렸다. 이미 저쪽세계로 날아가 버렸어.
“그러니깐 자신의 옛기억과 욕망이 무의식으로 표출되어...(중얼중얼...)”
전혀 알아듣지 못할 단어를 줄줄 읊어대는 수녀님의 말은 귓전으로, 내버려두고, 하던일(회계장부)이나 계속할까, 하고 종이에 손을 대...
“그러니깐, 상흔으로써... 지금 듣고있는거죠!?”
“예이예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듣겠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그냥 듣기로 했다.
그 후, 융의 사상학에 따라 내재적 상호작용의 발생에 따른 동시성 사건의 연결성과 EPR사고실험의 바탕이념을 해석한 플로레마와 클레아투라의 이해와 인과론의 파탄속에 정신적 사건과 물질적사건의 의미있는 일치에 대한 인간의 무의식적 연구에 대한 고찰을 반나절 동안이나 듣게 되었다. (내가 말해놓고도 뭔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by 마탄의사수 | 2009/01/07 07:41 | Over Justice | 덧글(0)

OJ the prolog - 3

집, 도착. ~오후

(검은화면)
“지, 집이다.”
얼마나 고달팠는지, 정말이지 힘든여정이었다.
넘어지고, 채이고, 밟히고, 졸려지고, 협박당하기까지...
그렇게까지 고생한 끝에 다시 밟는(불과 5,6시간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주택가였다.

(집을 밖에서 본 배경CG)

주택가에서 조금 외진 곳에 있는 이곳이 앞으로 내가 신세를 질 집이다.
위치가 위치다 보니, 사람도 조금 적고, 이런저런 공터 때문에 적막하다는감이 상당히 있긴하다.

하지만, 조용하고 차도 거의 없는게 나쁜만큼 좋은것도 있는것이다.
뭐, 확실히 이런 외진 주택가라면 어지간히 큰일이 있지 않고서야 거리가 사람으로 가득메워진다. 라는건 좀처럼 일어나지는 않겠지.

뭐, 그밖에도 이런저런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닥치고 생략.

사소한것까지 따지고 들자면 책 한권을 쓸만큼이나 많지만, 말하기가 귀찮다.
괜히 하나하나 신경써봤자 득 될것도 없으니, 생각 없이 사는게 스트레스도 쌓이지 않고 정신건강상 좋다.

게다가 이번엔 최대한 빨리 채비를 하고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목숨의 위협까지 받고 잇으니...
이번에 상당히 신경을 거스린게 마음에 걸린다랄까.
뭐, 그쪽도 그렇고 이쪽도 거의 반장난으로 여기지만...
나머지 반은 장난이 아닌데다가, 태클당하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으니, 피할수있으면 피하는게 좋겠지.

소연씨의 한방한방은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겠지만, 당하는 피해자로서는... 눈물나게 아프다.
그리고 또,

“나원참.. 무슨 잡생각중인거야, 나는...
제대로 가지않으면 신상에 좋은일따위 하나도 생기지 않을텐데.”

머릿속에 떠도는 잡생각따윈 모두 날려버리고 집안으로 들어선다.

(집안이라던가 현관)

아무말없이 현관에 들어선다.
‘다녀왔습니다’라는 말이라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격식이라던가 의례같은것을 들어줄 사람도 없는 이집에 그런말을 해봤자...
굳이 억지로라도 한다면, 말할수는 있겠지만 그다지 비효율적인데다가, 귀찮으니 패스.

“갈아입을 여벌옷을 어디다 놔뒀더라....”

흙먼지 투성이인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며 분주하게 집안을 헤집기 시작했다.

(중간에 검은 화면 으로 한번 깜박. 다시 집안)

“지갑도 챙겼겠다. 뭐 옷도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정갈하게 각을 잡아...(클릭)...보지만 옷은 변한 없이 평퍼짐한 사제복.
물론, 깨끗한 새옷이지만, 무늬하나 틀리지않은.. 똑같은 옷이다.
예고에도 없던 갑작스런 발령에 옷도 챙길새 없이 그저 몸만 오게된 상황 때문에 일어난 결과다.

뭐, 옷이라고 해도 몇벌없는데다가 많이 입어보지도 않아서, 그다지 별 상관은 없지만서도...
억울함이라고 해야할까, 왠지 모르게 울컥울컥하는게...(여기서 다시한번 클릭)... 아니지 아니야..
마음의 평정심. 평정심.
이런일 당해본게 한두해도 아니고, 그냥 좋게좋게 생각해 넘기는게 장수의 비결이다.

자고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이런걸 맘에두고 쌓아가다가 한창 젊은 나이에 ‘꽥’하고 비명횡사해버리면 그야말로 인생의 패배자다. 그러니 사소한 일 따위는 머릿속에서 깨끗이 잊는게 정신건강상 좋다.

“뭐, 채비도 이정도면 충분하겠고, 이제 슬슬 나가볼까?”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시간은 네시 하고도 사십분.
뭐, 상점가(시장)까지 거리는 확실히 넉넉..(클릭)...하다?
잠깐, 잠까안!! 여기서 잠시 계산을 해보자면...
여기에서 상점가까지 걷는데 평소의 걸음걸이로는 이십칠에서 삼십분정도. 뛰어간다해도 이십분이 조금 넘는다.
그렇다면 4:40 + 0:30 + 5:10 - (0:27 - 0:21) = 5:03 = 5:10 - 5:06 = 0:04 = 4 = 死 = DEATH = 죽어?

으.악.
사소한 일 따윈 잊는게 좋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건 사소한 일따위가 아니었잖아!!

(여기서부터) 게다가 계산한답시고 벌써 2분이 지나가 버렸다. 계산력이 떨어지는거냐, 난? 아니, 그보단 이번엔 확실히 뛰어간다해도 늦어. 지금 몇시지? 또 일분이 지나가 네시 사십삼분. 젠장, 젠장, 정말로 죽는다. 한창 젊을 나이고 뭐고 상관없이 오늘내로 죽을지도 몰라. 아니, 죽을지도 모른다가 아니야. 확실히 죽는다. 미간을 질러 뇌를 진탕하고. 명치를 찔러 심장을 압박한다. 복부에 한방 내장을 뭉갠다. 옆구리에 쏘아내 간장을 부순다 숨골을 꺽어 상실한다. 목뼈를 꺽어 이탈한다. 용천에 바숴. 정수리에 망각. 호흡에 절박. 쇼크사, 구타사, 출혈사, 교사, 참사, 독사, 소사, 분사, 참사, 요사, 장사, 폭사, 익사,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死......
(여기까지 잘 못읽을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페이지 넘김)

“끄아아아악!! 이러다간 정말로 교살당할지도 몰라!”

다섯시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인생최후의 유서가 될지도 모르는 마지막 말을 외치며 현관으로 뛰기 시작했다.
정말로... 다섯시까지 도착할수있을까?
현관을 나서며 불연듯 떠오르는 감정은 불안감이었다.

(검은화면)

“앗차차. 지갑, 지갑... 하바터면 지갑을 놓고 갈뻔했네.”

앞으로 타임리미트 십오분. 오늘, 살아남을수 있을까....


"아, 여기야 여기"

손을 흔들며 자신이 여기있다고 소리치는 소연씨가 눈에 띄었다.
내쪽에선 보지도 못했는데 소연씨는 언제 나를 봤는지, 이쪽을 향해 내게 손짓을 하고 있는 것 이었다.

"신부총각! 여기라니깐? 정말, 어디로 가는거야? 어이이~ 신부총각~"

...하지만, 조금 도가 지나치달까...
저렇게까지 팔을 붕붕 휘두르면서 큰소리로 부르면 주위의 시선이 모여들잖아...
게다가, 이런 상태로라면 부담스러운 시선이 나에게 까지 다가온다구.

확실히, 조금만 주위깊게 살펴보면 소연씨 주위의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보는걸 멀리있는 이쪽에서도 눈치 챌 지경인데, 왜 본인은 눈치챌 기미도 보이지 않는걸까?

아, 시선이 점점 더 이쪽으로 쏠리기 시작한다. 소연씨와 나를 번갈아 스윽- 훑어보면서 조용히 부담스러운 시선을 보내온다.
으으윽... 소연씨와 나 사이의 사람들이 서서히 물러서며 소연씨라는 모세가 인파라는 바다가 가르는 듯 보이는 건 내 착각 이려나...

-스스스스.
착각이 아니다.
점점더 줄어들고 있어.
아무래도, 이 부담스러운 상황을 피하려고 잠시 자리를 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쪽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전계였다.

"이럴땐..."

"나뭇잎을 숨기려면 숲으로..."

조용히 사람들 틈에 섞여 이 자리를 빠져나가는 거다.
택시를 타서 단축시킨 시간이 조금 아깝긴 하지만 이런 상태라면 확실이 늦은 것도 아니고, 단지 이 부담스런 시선을 잠깐 피해 보자는 건데 그걸 이해 못 할 만큼 소연씨가 속 좁은 사람은 아닐 테니까.

"우아! 도망간다!"

케엑, 들켰다?

웅성거리는 인파 사이로 슬며시 녹아들어 갔는데도 소연씨는 단박에 내쪽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외쳤다.
도대체, 어떻게 찾아낸거지? 사람들 속에 확실히 섞였다고 생각했는데?
소연씨는 마치 내가 하얀 종이위에 떨어진 잉크 한방울인 것처럼 정확하고 확실하게 나를 찾아낸 것이었다. 절대로 까지는 아니여도 쉽게 날 찾아낼수 없을 텐데... 하지만 어떻게?

으으... 걸린 이후에 열심히 어리 굴려봤자 헛수고다.
쏟아질 주변의 시선 따윈 얼굴에 철판깔고 무시해버리자.
더이상 소연씨를 피했다간 이것과는 비교도 안될 괴성이 나오거나, 주위 사람들이 태풍에 휩쓸리는 나뭇잎 마냥 휘청휘청 날아 갈 만큼 질주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보다 더 심하면... 아니, 아니, 부정적인 생각은 이제...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아득해져가는 정신의 끈을 간신히 붙잡았다.

"예에~ 소연씨... 여기예요 여기..."

힘 빠진 목소리로 소연씨에게 작게나마 손을 흔들었다.

"역시, 신부총각이었구나~ 정말 다행이댜. 날 보고 피하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랬다구"

아니, 잠시 뿐이지만 피한건 맞아요...

"왜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지른 거예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어쪄려구요"

"으응~ 절대 아닌 걸. 신부총각 인줄 단박에 알아 챘다니깐?"

"거짓말, 내 옷에 이름표가 달려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슬쩍 훑어보는것 만으로 단박에 찾아 낸다는 거예요?"

"후후후훗... 이 몸은 어렸을 적 소위 매직아이 라고도 불리는 뛰어난 관찰력의 소유자로써... 동네 술래잡기에서..."

"으에~엑. 센스 최악. 누가 그런 별명을 붙여준 거예요? 정말 유치..."

-퍼억

순간, 옆구리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바디 블로우...
나는 급작스런 고통에 제대로 무어라 말도 못하고 옆구리를 부여 잡은채 부들 거리며 주저 앉으려는 무릅을 간신히 지탱할 뿐이었다.

"서.. 설마..."

"예에~ 에에~ 최악으로 센스 없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만, 뭔가 신경쓰이는게 있으신지요?"
그런것 따윈 신경 쓰지 않겠다는 미소로 대꾸하는 소연씨. 하지만 묘하게 일그러진 눈매라던가 작게 씰룩거리는 입주위를 보고 그걸 수긍할 사람이 있을까?

그런얼굴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해봤자, 입가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도 털어내지 않은채 "엄마가 심부른 시킨돈 잊어버렸어~" 라고 말하는 어린아이 보다 더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뭐 사실대로 말하자면 단번에 알아 챌수밖에 없잖아? 신부복이니깐..."

"어딜가나 척보면 눈에 들어온다구"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소연씨는 약간 툴툴 거리는 표정으로 간단하게 정론 했다

"그, 그런..."

잊고있었다.
이런 옷차림이라면 어딜가나 한눈에 알아볼수있을 텐데, 전혀 잊고있었다.
옷차림이라던가 상태를 조금만 신경써서 살펴 보면 단번에 눈에 띄인다는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것이다.

최근, 같은 옷차림으로만 있는데다가 갈아입는다 치더라도 똑같은 옷들뿐이라서 거의 신경을 끈 상태였었지.

"이제 (세일)시간도 다되가고 하니 슬슬 들어가자.. 오늘은 세일 하는게 꽤 많으니깐, 간만에 상다리 휘어지게 실력발휘좀 해볼까?"

소연씨, 자제해요 자제.. 제대로 실력발휘 하는것까진 좋은데... 그렇게 했다간, 오늘 저녁
낭군님은 죽어나갈지도 모른다구요"

([페이드아웃-시장안)

"좋아! 오늘메뉴의 메인인 생태랑 새우 확보!
자아, 다음 목표는 청과상이다!"

"......."

"뭐야. 신부총각? 왜 대답이 없어? 빨리가지 않으면 세일중인 대파랑 버섯을 놓치게 된다구!
지금상황으로 보건데, 서두르지 않으면 대파랑 버섯이 빠진 생태찌개가 된다구! 빨리빨리 움직여!"

"우, 우오..."

"좋아! 그런기백이야! 빨리빨리 따라와! 청과상은 이쪽이라구!"

([페이드아웃-시장안)

"좋아 그럼 난 대파 탈환 할테니, 신부총각은 저기~ 저쪽의 버섯을 가져오는거야. 알겠지?"

소연씨가  손으로 가르키는 곳을 보니, 비교적 사람이 없는 한산한 진열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소연씨가 가려는 반대편을 보니,

"저, 괜찮겠어요? 소연씨? 저건좀 확실히 무리가..."
(슬픈음악?)
전쟁터. 이한마디로 압축되는 참혹한 풍경이었다. 마치 사탕에 몰려든 시커먼 개미떼 마냥 바글바글 한 사람들... 아니, 확실히 검은색이니 개미떼 같아보이긴 한다.

한정된 자원(대파)를 가지고 신경전, 고지확보(새치기), 무력행사(밀치기) 가 난무하는 치열한 전투.
승리하면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 패하면 미묘한 맛의 눈물을 머금고 먹을수 밖에 없는 저녁.
소연씨는 그런 처참한 지옥으로 발을 내딛으려 하고있었다.

"아참, 그리고 버섯은 팽이버섯으로 사야한다는거, 알지?"

"알고있어요, 하지만..."

"신부총각도 잘알고 있잖아., 이건 나밖에 할수없다는걸...
걱정마. 이런건 이미 충분히 단련됐으니깐... 괜찮을거야."

괜찮을리가... 없잖아...
누구라도 슬쩍 쳐다만 보기만 해도 질려버릴정도다.
그런 인파를 홀로 헤쳐 대파를 가져오겠다는거다, 소연씨는.

그런게... 전혀, 괜찮을리가 없잖아...

하지만, 그런말을 하기도 전에,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에 소연씨는 등을 돌린채,
천천히 그곳으로 걸어나갔다.
천천히...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은, 자연스런 발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나갔다.
그리고,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가벼운 미소를 지은채, 손을 흔들며...

그럼 다녀올게...(나래이션 형식으로 풀화면? 감동있는 문구틱하게 속이기?)

(다시 시장안)
"나무아미타불. 만약 죽더라도 세상에 원망말고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아하하하.. 그건 확실히 무리가 아닐듯 싶은데요?"

"그래? 그런가? 하긴, 저사람 성격이면 조용히 성불한다던가 하는걸 기대하기에는 조금 무
리가 있겠지?"

"아마도, '나혼자 죽기에는 이세상이 너무 억울해! 모두 같이 따라가줘야겠어!' 라면서 아
마겟돈이라도 일으킬걸요? 하하핫.. "

"푸하하하하하핫.. 그거야 말로 소연씨 답네.."

뒤에서 팔짱을 낀채 박장대소 하는 청과물 주인아저씨와 함께, 보기만 해도 질릴것 같은 인파속의 소연씨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오래간만인걸, 총각? 꽤 오랫동안 못본것 같았는데...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

"그저께가 마지막 이었어요... 그리 오래된것도 아닌데.."

  "아하하핫... 그랬지 참 내 정신 좀 보소 요즘 바빠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한달 같아서 말이야... 오늘 들어온 미나리가 싱싱한데 사지 않겠는가? 오늘 저녁메뉴는 보나마나,다들 생태찌개일테니..."

"어떻게 그걸?"

"안봐도 뻔하지. 어물전 김씨가 오늘 생태를 싸게 냈잖아.
그리고 마침 이쪽도 대파라던가 채소를 싸게 내놓으니 오늘 저녁 메뉴는 생태찌개 밖에 더 있겠어? 오늘 말이야, 이 일대 동네 대부분 저녁 메뉴듣 생태 찌개일걸? 하하하하"

유쾌하다는 듯이 크게 웃는 청과상아저씨...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원래 이런 성격이었지...
일주일 전 즈음 소연씨가 동네 구경시켜 준다면서 이런저런 곳을 끌고 다니면서 소개한 사람이 이 아저씨다. 그떄 청과상 아저씨가 했던 말이...

"오라 오라 오라 오라 오라!"

바글바글한 인파 사이에서 정체 불명의 괴성이 터져 나왔다.
굳이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 같다.

"예스 예스 예스!"

무얼 말하고 싶은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의미 불명의 괴성...

"역시나 변한거 하나 없이 여전 하구먼..."

그때와 똑같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젖는 청과물 아저씨.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변할리가 있겠냐만은... 확실히 소연씨는 여전한 사람 이라고 생각된다.

"하아..."

질린다는듯한 한숨을 내쉬며 난장판이 되어가는 사람 더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팽이버섯이나 보러가야겠다"

아파오는 머리를 지긋이 누르며 버섯이 보이는 진열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박스에 차곡차곡 쌓여진 세일품과는 달리 세일차지 않는 일반 상품들은 진열대 위에 집어가기 쉽게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확실히 그런 탓인지 처음 찾아보는 팽이버섯은 금방 찾아낼수있었다.

"이걸로 충분하려나...?"

미나리나 쑥갓은 소연씨가 알아서 산다고 호언장담하며 읋어댔으니 굳이 알하지 않아도 되겠고... 생태찌개에 무슨무슨 야채가 들어 가려나...
무랑 쑥갓은 이미 샀고 대파는 전투중, 미나리는 청과물 아저씨가 말해 놓겠지.
팽이버섯은 지금 내 손에 있고 남은 것 이라고 한다면

"아 맞다 양파!"

확실히 생태찌개에 양파가 들어간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고 하나, 혹은 둘 정도면 충분하니, 그냥 서비스로 몇개 사두자.
나중에 '아 양파를 안샀다. 다시 청과상으로 가야겠는걸?'이라는 불상사를 미리 예방할수있을 지도 모르니깐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아니 예방한다.
저럴 가능성도 무시 할 만큼은 못 되니까 말이야... 기왕이면 좋지 않은 가능성들은 미리미리 싹을 잘라 두는게 좋을 것 같았다.
괜한 수고를 덜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벼운 안도감을 느끼며 양파에 손을 뻗었다.
“아?”

양파를 집으려고 하자 옆에서 당황한 듯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본다(선택)
-양파에 뭔가라도 이상이있는건가?

무슨 소리지 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검은 생머리의 여자가 놀란 듯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었다.
하늘하늘 거리는 하얀 원피스 계절에 이른 듯한 조금은 추워 보이는 듯 옷차림 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기... 이제 그만 놓아주시겠어요?"

"예...? 놓으라니 무얼?"

하얀 원피스의 여자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아래로 늘여뜨렸다.
그 시선의 끝에는,

"아... 우와아앗! 죄, 죄송합니다"

양파라고 생각하고 집었던 건 양파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손이었다.
어쩐지, 양파치고는 따끈하고 물컹물컹거린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설마 그게 옆 사람의 손이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안도감에 긴장이 풀린 탓인지 진열대도 제대로 보지않고 아까 봐두었던 어림잠작으로 양파가 있을짐 한 곳에 손을 뻗은 탓이다.
양파진열대에 틀리지 않고 간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누군가가 집은 임자있는 양파에 손을 댄 것이다.
그런것도 모르고 양파인줄 알고 남의 손을 더듬더듬 거렸으니...

"죄송합니다. 그게 양파인줄 알고.. 에 그러니깐 제대로 안보고 뭐랄까, 한눈팔고..."

아아, 말하고자 하는게 주어술어가 뒤죽박죽이라서 제대로 의사 전달이 안돼고 있다.
말도 더듬더듬... 무어라 제대로 의사전달이 안돼고 있다.
왜 이렇게 사건사고가 많은거야, 오늘의 난...
아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훗, 후후후...”

“에.. 왜 웃으시는 거죠?”

그녀가 보기엔 내모습이 상당히 이상해 보이는 것 일까? 애써 웃음을 참는듯해보이지만 조금식 새어나오는 웃음은 막을수 없는지, 쿡쿡거리는 소리가 작가나마 들려왔다.

“아, 그게...”

“사람을 앞에두고 웃는것은 큰 실례입니다만... 마스터?”

우, 우왁! 깜작이야..
뒤에서 누군가 갑자기 튀어나오면서 말을 불쑥 꺼냈다.
뒤를 돌아보니, 단정하게 각이 잡힌 와이셔츠와 조끼를 걸친 상당히 딱닥해 보이는 성격의 여자가.. 아니, 정정... 소녀가 서있었다.

“아, 미안.. 그게 실례되는것인걸 깜박하고, 그만..”

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이며, 아차... 잊고있었다.라는 제스쳐와 함게 ‘미안’이라고 소녀에게 사과한다.

“이쪽을 보고 하는게 아니예요. 사과를 받아야 하는건 제가 아니라 이쪽에 계신 남성분입니다.”

소녀의 말에 어쩔줄 몰라 난처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나름대로의 변명과도 비슷한 말을 했다.

“아니,뭐. 잘못은 내쪽이 먼저 했으니깐,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게다가 실은, ”
소녀에게 아까까지의 일들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나마 해주었다.

“그런거였다니, 다행이군요. 실은 이쪽에서 무언가 실례되는일을 하지 않았나, 내심 노심초사 했거든요.”

‘나는, 그런 실례되는 일따위를 할정도는 아니라구.라면서 작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말에, 소녀는 안경을 스윽- 한번 고쳐매고 뒤를 흘겨본다.
그러자 그녀는 움찔하고 놀라고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채 입을 다문다.

“아, 아하하하하..”

조금 부담스러운 분위기에 무어라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고 그저 머리를 긁적일뿐이었다.

“아참,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왔네? 말했던 야채는 전부 사온거야?”

“당근과 피망은 말씀하신대오 전부 사왔고, 그밖에 찬거리도 전부 샀지만, 세일중이던 대파는...”

‘파’부분에서 말꼬리를 흐리며 고개를 푹 하고 숙이는게...

“쿠후후후후후”

격전의 전리품인 대파를 쥐며, 냐하하핫 하고 헤픈 웃음을 흘리는 한명의 여자가 아수라장의 한가운데에 고고히 서있다.
꽤나 거친 싸움이었느지 본래대로라면 꼿꼿히 서 있어야할 대파는,끝부분이 흐물거리며 바람에 휘날리는 흐느적 대파가 되어있었다.

“냐~ 하하하하핫”

무의식중에 ‘어이구’라는 말을 내뱉으며,한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굳이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소연씨의 대파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을런지.

“갑자기 왜그러세요? 어디 아프신데라도..?”

한숨어린 내 행동에 놀라 묻는 그녀의 질문에 적당히 대답한다.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저길보니 골치가 아파와서요.라는 말이 목규멍까지 치밀어 올라왔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해 꿀꺽 삼킨다.

“근데, 오늘반찬을 뭘로 하길래 파를 사려는거죠?”

가볍게 분위기라도 전환할겸, 질문을 꺼내자, 그녀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질문에 답한다.

“아, 볶음밥이라도 해볼까 하려구요.”

“그렇군요, 파를 넣을게... 에엑?! 볶음밥...?”

파가 들어가는거였던가, 그게? 볶음밥이라는 메뉴에 대해 잠시 고찰해본다.

“그냥 단순히 기호식품이라던가, 취향적인 거니깐 그렇게까지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됩니
다.”

조금이나마 알아듣기 쉽도록 부연설명을 덧붙여주는 소녀의 친절에, 무슨뜻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수는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볶음밥에 대파라니, 개인적인 취향 치고는 조금 많이 특이하다. 라는 생각을 지울수는 없었다.
아니, 조금 특이한게 아니잖아!

[CG첨부]

지금의 이런 이미지 대로라면 확실히 이상해!
  그냥 통째로 올려놓는다는걸까? 아니지, 아니야 확실히 그건 카레에도 써먹지 않을것도 같고, 그렇다면 역시나... 깍둑썰기라던가.. 은행썰기...?
아아아~ 나의 빈곤한 상상력으로는 전혀 상상이 안되고있어...

“에에, 파를 넣는다면 어떤 방식으로...썰어서 넣는거죠?”

나의 질문에 다들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 거릴뿐, 대답은 하지 못한다.

“그러니깐 야채에도 여러 가지써는 방식이 있는게... 요컨대 통썰기라던가 나박썰기 같은...
그게 아니라면 와일드하게 통째로...?”

“그러고 보니 어떻게 썰어 넣었더라? 어슷썰기라던가 연필썰기였던가? 으으음... 요리할 때...”

“그냥 양파랑 당근처럼 잘게 다져서 넣으시잖아요.”

동상이몽인가, 같은 주제에 같은 재료인데도 생각하는거나 말하는게 전부 따로따로논다
그나마 제일 신뢰성 있는게 이 소녀의 말인것 같다.

“맞아, 그냥 잘게다져서 전부 넣었었지, 참...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는거죠?”

“아니아니, 그냥 좀 특이하달까, 특별한 레시피니깐 궁금해서 물어본거예요. 나중에 한번
만들어 볼까 해서...”

하하하하, 하고 웃음으로 어떻게든 얼버무려 본다.
 

“카레에 파를 넣으면 어떤맛이 나죠?”
“으음, 뭉글뭉글한게 달착지근하다던가, 아삭아삭하다던가”
꽤나 미묘한 표전으로 관자놀이에 검지를 대고 고심하는게, 한마디로 정론하기 힘든맛인가보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는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면 언제까지고 ‘카레와 파의 궁합’에 대해 계속 고민할것 같은 기운을 감지했는지, 소녀가 그녀의 관심을 다른쪽으로 돌렸다.
“파는 어쩔수 없이 집에 조금 남은 것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그보단 다른 찬거리를 사러가야죠, 시간이 예정외로 많이 지났습니다. 이대로 어영부영하게 시간만 보내다간 켈리가 또다시 난동을 부릴지도 모른다구요.”
“우웃?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어쩌지? 아직 사둬야 할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미리 전부 다 사두었습니다. 딱히 사야할건 이제, 파 말고는 없어요.”
“벌써? 빨라!”라며 놀라는 그녀와,
“시간도 슬슬 다되가니 가보도록해요”라는,
소녀의 모습에 나이와 사리판단의 상관관계는 정비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실소를 머금치 못했다.
“이대신 잇몸이라도, 오늘은 파대신 양파라도 넣어볼까? 오늘은 양파도 싸잖아.”
“아니! 잠깐만요. 켈리는 양파를 못먹... 어딜 가시는거예요?! 제말은 끝까지 들으셔야죠!!”
양파를 집어 계산대로 향하는 그녀를 제지하려던 소녀는 문득 생각났는지, 내쪽을 향해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하바터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뻔 했군요. 저희 아가씨를 잠시나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살펴?아가씨? 영문모를 소녀의 말에 어리둥절하는 사이 소녀는 계산대에 있는 그녀에게 달려나가고 있었다.
“잠깐! 무슨...”
소녀에게 다가가, 손을 뻗으려는 순간, 눈앞이 어두워져버렸다.
“아, 으아?”
갑작스런 상황에 눈을 깜박박여도 보고, 고개를 흔들어도 봤지만, 여전히 눈앞은 깜깜했다.
순간, 머릿속에서 잊고있었던 불안한 요소 한가지가 생각나버린다
이윽소, 그 불안과 공포는 실체를 가져 소리로써 구현되, 자신의 존재를 표출해낸다.
“누~ 구~ 게~ ”
크와아아악!
괴성과 함께 눈앞을 가리고 있는 손을 치우며 계산대쪽으로 시선을 옮겨 둘러봤지만두사람은 벌써 계산을 끝마치고 갔는지, 계산대에는 생소한 사람들만이 눈애 들어올분이었다.
그리고, 등뒤에는 예상대로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부루퉁 볼을 부풀린 소연씨가 서있었다.
“부우~ 재미없는 신부~. 부우~ 시시한 반응~”
아쪽을 향해 한껏 야유와 불만을 토로하는 저사람.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와 나잇값의 상관관계는 실은 반비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마구마구들게 하는 표본이었다.
제발, 나잇값좀 해요!! (철좀 들어요.)

-------------------------------------------------------------------

“그럼, 바이바이”
전리품을 가볍게 들어 반대쪽으로 걸어나가는 소연씨를 잠깐 쳐다보고는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공원)
해가 점점더 길어지는 계절이여서인지 평소라면 텅 비어있을 시간대에도사람들을 꽤나 볼수있었다.
이 시간대에서 느낄법한 쌀쌀함이 어느새 포근함으로 바뀐것도 사람들을 밖으로 나오게 한
또 하나의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는 노을에 발걸음도 길게 늘어져 평소와는 다른느낌의 가로수 사이룰
걸어나갔다 (집)
집에 들어설 무렵렌 해가 완전히 저물어버려서, 집안은 온통 칠흑뿐이었다.
(달깍-)
아무말없이 거실의 불을 켜고, 소연씨에게 받은것들을 식탁위에 놓았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어 채소라던가 받은것들을 차곡차곡 안에 쌓아두었다.
같이 있었던 자매같아 보이는 두여자나, 부랑자의 발에 채여 넘어진것, 소연씨와 엮여 파를산일, 여러 가지 일이있었지만, 그런 소란스럽고 즐거운기분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착-하고, 차갑게 가라앉았다.
“혼자사는주제에 분수에도 안맞게 이런 무식하고 쓸데없이 넒은 집에 눌러 앉아버리니깐...”
약간 한숨을 쉬며 한탄섞인 혼잣말을 해보지만, 되받아 쳐주는 말같은건 들려오지 않았다.
어차피 들어줄 사람도 없는, 혼자사는집이니깐...
기계적인 동작으로 봉투안의 몇 개 안되는것들을 냉장고에 전부 쌓아두고, 몇가지 빼놓았던 재료들로 저녁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극히 심플한 식단으로 내일 아침까지 먹을 양만큼만 간단하게 만들었다.
가볍게 저녁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그릇을 선반에 다시 쌓아올렸다.
대충 몸을씻고 방으로 들어갔다.
불도 켜지않고 대강의 손어림으로 시계알람을 맞추어놓고 이불속으로 들어가 누웠다.
처음엔 티비라도 볼까. 하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들었지만, 귀찮은데다가 이불속이 따뜻해서 그냥 누워있기로 했다.
결국 두사람은 어떤사이였을까? 겉보기엔 나이차가 있는 자매같았지만, 말투로 봐선 자매사이는 아닌것 같고, 뭔가 묘한 분위기라고 밖에 추산할수없었다.
그렇게 잡생각을 얼마나 했을까, 스르르 눈이 감겨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럭저럭 보통인 하루였어. 그생각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by 마탄의사수 | 2009/01/07 07:36 | Over Justice | 덧글(0)

OJ the prolog - 2

1일째. 귀가 ~오후
[배경 하늘]
덥지도 춥지고 않은 애매모호한 계절, 봄.
겨울의 차가웠던 한파가 사라지고, 새오룬 생명이 도래하는 5월의 후반.
뭐, 이미 성질 급한 몇 몇 꽃들은 피고 져버린지 오래된 약간은 늦은 봄이지만, 그래도 곳곳은 녹음이 짙게 피어올라오는 따뜻한 계절이다.

“그러면 조심해서 살펴가세요.”

작게 열려진 성당문을 뒤로한 수녀님이 작별인사를 건넨다.

“그런데 혼자가셔도 괜찮겠어요? 아직 이쪽길도 다 못외우셨을텐데...”

“아니, 약간 헷갈리는 한두군데 빼고는 거의다 외웠어요. 뭐, 이곳에 온지 슬슬 일주일이 다되가니깐요.”

괜찮다는 제스쳐를 내보이며 수녀님을 안심시켜 보인다.
확실히, 부임첫날이라고는 하지만, 이런저런 서류상의 문제라던가, 이런저런 지낼만한 거처라던가, 이런저런 사정이라던가 하는, 지극히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올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지내게될곳의 주변정도는 미리미리 외워두는것이 앞으로 지내는데 불편이 없도록 해주겠지.’ 라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로 주변의 이곳저곳을 둘러본 덕분에,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적어도 길을 잃고 헤메는 일은 없을정도로 상당히 지리에 익숙해졌다고나 할까...나...

확실히 누군가를 걱정시킬만한 레벨은 아니다.

“뭐, 서너살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길을 잃어버린다거나 하지는 않으니 걱정마세요”

그럼, 이만.
하고 수녀님을 뒤로한채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순간,

“아참,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갑작스레 무언가 생각난듯, 수녀님이 나를 급하게 불러 세운다.

“뭔가 하실말씀이라도...?”

“깜박잊고 말씀 못드릴뻔 했네요. 그동안 쌓인 서류라던가 이런저런 공지서 같은게 상당히 밀려 있으니, 가능하면 내일은 10시이전까지 늦지않게 오시라는 주교님의 말씀을 깜박잊고 말씀 못드렸네요”

“아아, 네...”

‘확실히 내일부턴 힘들지도...’라는 약간의 불안감과, ‘그래도 오늘은 무난했다’라는 안도감이 한데 섞여, 머릿속이 약간은 복잡해지는것을 느끼며 건물밖으로 발을 내딛는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네, 그럼 안녕히..”

끼익-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성당의 출입문이 닫히는걸 뒤로 하며, 교회밖으로 걸어나갔다.

[배경변환, 배경 거리1]
-타박타박
빠르지도 않은, 그렇다고 느릿느릿하지도 않은 여유로운 걸음으로 거리를 걷는다

“아버지도, 주교님도 도대체 무슨생각인거지?”

일손이 부족하시다는 주교님의 연락을 받고, ‘지인인 주교님의 부탁을 거절할수도 없는 노릇이고해서, 안그래도 인사이동좀 하려던 차에 잘됐다.’ 며 뜬금없이 어렸을적 살던 고향으로 짐싸서 보내버린 아버지나,

막상 짐꾸리고 정착해서 무슨일 때문에 불렀냐고 물어보니 ‘아버지는 잘 계신가?’
‘이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했었지?’부터 시작해서,
‘마침 젊은 일손이 필요해서 부득이한 경우로 불렀네.’ 라느니,
‘뭐, 자네 아버지의 부탁도 있고 하니, 아무쪼록 부지런히 있어주게, 하하하핫...’
이라는 뜬구름 잡는 부탁을 받고 나서, 약간은 혼이 빠져나간 멍~한 상태에서 억지로 납득이 되어버린듯한 기분이 되어버린채 자신을 쫒아내버리는 주교님이나,

다들 무슨생각들을 하는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뭐, 지금으로써 생각할수있는건 단순한 취임발령같은건가?”

아니면, 강등처분이라던가 휴가라는 의미의 인사이동일수도 있다.
확실히 자기가 어렸을적 살던 곳으로 보내는건 강등이라는 단어와 상당히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게다가 지인의 부탁으로 보내는거니, 단순히 사람이 적은 곳으로의 출장같은것일지도 모른다.

사제라는게 호봉이 얼마냐 하는가에 먹고사는게 정해지는것이니, 강등이라고 하는것은 의미같은것도 없다, 게다가 신의 말씀을 섬기는 성직자들의 세계라는게 은근히 심오해서, 한곳에 주저앉아 죽을때까지 눌러앉는 경우도 있지만, 이쪽처럼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이런저런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정착도 못하고, 평생 떠돌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뭐, 더 이상의 변경사항이라던가 하는게 없다면, 이쪽도 전자처럼 주욱- 눌러앉아 살게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거나 뚜렷히 나타나는게 없으니, 잡생각은 잠시 밀어두자.

“하아, 이런것 저런것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플뿐이지, 뭐...”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꽉차서 지끈지끈 거리는 머리를 가볍게 흔들어 잡생각을 떨쳐내 버린다.
그리고 기운빠지는 한숨으로 잡생각까지 모두 토해내, 다시 처음의 생각으로 돌아간다.

“내일 10시이전까지라면 그럭저럭 넉넉한 시간인....데?”

(-쿠웅~!!)

{OTL 좌절 CG}

으윽, 새...생각나버렸다...
아무래도 주교님이 “마침 젊은 일손이 필요해서 부득이한 경우로 불렀네.” 라던가,
“‘이녀석을 맘 내키는대로 부려먹어도 상관없으니 맘대로 부려먹게나’ 라는 자네 아버지의 부탁도 있고 하니, 아무쪼록 부지런히 있어주게, 하하하핫...” 라면서 말한 ‘일손’이라는게 성당의 회계와 장부, 그리고 공지서와 기타, 중요하지 않은 서류의 잡무 같은것이었다.

얼마만큼의 ‘근무시간’ 같은게 아닌, 쌓여있는 일거리의 ‘분량’만큼 처리하는것이다.
이쪽이 오기 이전까지 그런쪽에 익숙하지않은 주교님이나 수녀님들이 구구주먹식으로 처리해왔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변통같은것뿐이라 상당히 난항에 봉착해있었다고 하니, 내일부터 얼마나 많은 일거리가 쌓여있을지 생각만해도 기운이 빠져버린다.

확실히 조금전,
[배경 성당]
(수녀님)“아까 여기서 하는일이 뭐냐고 물으셨죠? 아무래도 신부님은 회계라던가, 서류및 잡무같은걸 하실거예요.”

(수녀님)“에에, 잠시만요. 견본이 여기 있을텐데....
아, 찾았다. 이거예요. 이거.”

수녀님이 서랍을 이리저리 뒤지더니, 곧 상당한 분량의 종이뭉치를 꺼내 보였다.
종이에는 각각의 다른숫자들이 백백히 적혀있어, 작게는 백단위부터 많게는 만단위가 훌쩍넘는 숫자들이 적혀있었다.

“으음, 7세이하 유아반 애들수업에 쓰는 숫자놀이 인가요?
이야~ 요즘 유치원생들은 천단위 덧셈뺄셈도 할줄 알...”

(-퍼엉!)
“크, 크으으으으으으~ 가, 갑자기 왜 때리시는 거예요?!”

“이건 애들놀이용 숫자종이가 아니라, 회계 장부예요, 회계장부!!
내일부터는 지출이라던가, 사무기록같은걸 하실테니 , 미리 알려드리는거예요.”

“이, 이.....숫자들로 빼곡한 종이뭉치들을 기록하고, 정리하라는...건가요?”

“역시 이해가 빠르시네요. 그럼, 내일부터 수고해주세요 (웃음)”

“아, 저기. 수녀님?! 기, 기달... 자, 잠깐만요오오오~”

[배경 거리1]
“하아..”

괜히 한숨만 쉬고 이다고 해도 소용이없다. 뒷일은 될대로 되라지, 오늘은 집에 돌아가 다못푼짐니아 마저 정리해야 한다. 내일 어떤숫자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는 하느님만이 아는사실이겠지. 

“에라, 집에나 가자.”

기운없이 터덜터덜거리며 걷고있는 다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평소처럼 골목길을 지나 왼쪽으로 꺽으면 평소처럼의 공원이 나올...

[거리2]
아, 공원이 아니라 다른 골목이 나왔다. 으음, 잠시 다른생각을 해서 그런가? ‘조심해야겠군’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꺽는다. 이번에야 말로 공원이 나온다.

[거리1]
.......이번에야 말로 공원.

[거리2]
.........이번에야 말로.

[거리1]
이번....

[거리2]
공..........

[거리1]

{OTL 좌절 CG}

하느님, 길을 잃어 버렸습니다.

땅바닥에 털썩- 하고 주저앉고 싶어질만큼의 좌절감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회상)
“뭐, 애도 아니고, 길을 잃어버린다거나 하지는 않으니 걱정마세요.”

“하긴, 정말로 서너살 먹은 어린애마냥 칠칠맞게 길을 잃어버린다거나 하지는 않겠죠.(웃음)”

“저기요, 수녀님. 제가 좀 덜렁대긴 해도 그렇게까지 칠칠맞진 않아요.”“후훗. 농담이예요, 농담.”
(회상끝)

...라는 가볍게 지나가던 농담이 현실이 돼어버렸다.
그야말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할 참으로 애매모호한 분위기의 해프닝인것이다.

물론, 그일의 주인공은 정말로 난감한 기분이지만 말이다.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한곳에서의 치명적인 상황이었다.
아니, 전혀 생각지도 않았기에 (귀가에 대한 생각을) 생긴결과일지도…

“하아~ 이런곳에서 쭈그려 뭉그적 대봤자 딱히 무슨수가 생기는것도 아니니...”

확실히 여기서 계속 있어봤자 건가 달리 뾰족한 수가 생기는것도 아니고,길가면서 주위사람에게 길을 물어본다건가,
자신이 알고있는 길에 우연히라도 지나치길 바라는게 그나마 조금더 현실적인 선택일 것이다.
그럼 확실히, 생각만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한다.

검은 신부복 여기저기의 흙먼지가 묻은곳을 팡팡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웃차, 어디로 가볼까?”

1.좀더 큰길로 나가본다.<-(선택)

2.이대로 골목길을 따라가 본다.

-------------------------------------------------------------------------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지나는 곳으로 나가 보는게 낫겠지...
좀더 그럴듯한 해답을 선택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근처를 조금, 돌아다니면서 둘러보니, 눈에 들어보는것은 대로로 연결되는 작은골목.
그곳으로 방향을 돌려 망설임 없이 골목길을 빠져 나왔다.

“아...”

제대로 찾아왔다.
인적드문 꾸불꾸불하게 얽혀진 골목길을 빠져나오자 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한 인간의 파도 .
뭐 거창한 정도는 아니지만 적지않은, 적당한 수의 인차가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적당한 속도로 질주하는 자동차들.

으음. 적당하다고는 하지만, 한산할정도로 적은수의 사람이라던가, 빌빌대며 아스팔트위를 기어가는 자동차라는것 절대 아니다.
거리에는 조심하지 않으면 어깨를 부딪힐것 같은 수의 사람들이 있고, 도로 또한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바람소리가 이쪽까지 들릴정도다.

하지만,
왠지 적당하다. 라는 느낌이 난다.

튀어나온곳 없이 평안하고 무난한 분위기.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 지나가며 껌을씹는 딱딱거리는 소리, 다급한 샐러리먄의 거래 내용에 대한 설명, 딱딱한 구두밑창이 내는 빠른 박자의 뚜벅뚜벅, 아슬아슬하게 부딪히지 않은 사람들의 옷깃이 스치는 소리.


                                                    「분명, 조용하지 않은데...」


걸음을 늦추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조용한 바람소리를 제외하고는 경적음도 울리지 않는 도로가 눈에들어온다.
부웅이라던가 쌩~ 하는 소리가 이곳까지 생생히 전해진다.


                                 「하지만,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아.」


평범한 일상이다.
누구나 겪기 때문에 평범한 풍경, 평범한 소리, 평범한 색상, 평범한...
단조롭고 지루한 자극들이다.
순식간에 적응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그리고 자각하지도 못한채 반복되고, 반복되고, 또 반복되고, 반복에, 반복, 반복, 반복, 반복.


                                                                           「지루해」


이것은 평범한 일상이다.
누구나 겪기 때문에 이상하지 않다.
누구나 지내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 
누구나 보내기 때문에 견딜수 있다.
하지만 누구하나 빠짐없이 모두 지니고 있어서...


                                                                        「재미없어.」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일상.
약간씩 다른 것을 제외하고 거의 비슷한 하루...
그렇기에 평온한 하루.

확실히 그것은...


                                                                            「조용해」


분명,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투욱-)
(화면 흔들림)

“아 죄송합니다”

넘어져 버렸다.
누구가 툭- 하고 어깨를 세계밀치고 지나가, 뒤로 넘어가 버렸다.

“아니, 괜찬습니다.”

말끔해보이는 정장을입은 샐러리맨처럼 보이는 사람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고는 미안하다며 고개를 꾸벅인다.
그리고 뭔가 바쁜지, 다시 앞으로 빠르게 걸어나갔다.

아아, 꼴사납다, 잡생각하다가 부디처 넘어지기나 하고말야.
딴생각 하고 걸으니깐 남에게 부딪혀 넘어져도 뭐라 할말이 없다.
그나마 이번엔 무난하게 지나갔으니,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려야지...

가볍게 엉덩이를 팡팡 두드리며 먼지를 털어내고, 이리저리, 어깨라던가 다리쪽도 툭툭쳐낸다.
그리고 먼지를 대충 털어냈다 싶어 다시 발을 내딛었다.

“아아, 뭐야. 쪽팔리게 넘어져 버리기나 하고 말...이...어...?”

(쿠당탕탕-)
(화면흔들림)

제대로 엎어져 버렸다.
넘어질때 각도가 안좋앗는지 허리에서 우둑우둑 거리는 상당히 기분 나쁜 뼛소리가 허리를 휩쓸고 지나간듯한 느낌이 든다.
땅바닥에 다이렉트로 돌진해진버린 얼굴은 욱씬욱씬거리고, 머리는 헤롱헤롱대는 거리는게, 상당히 세계 넘어졌나 보다.

하지만, 아픈것보다 더 슬픈것은, 무심하게 지나가며 슬쩍 한번 지나가든 사람들...이었다.

“으으으... 이번엔 또 뭐가 어떻게 된거야...”

일어나는건 싫지만, 마냥이대로 엎어져 있는건 더 싫었다.
어질어질한 정신이라던가 삐걱대는 몸을 간신히 추슬러서 뭉기적 뭉기적거리며 발에 걸렸던 무언가를 쳐다보니,

(CG)
(음울한 다크포스를 내뿜으며 거적더미를 뒤집어쓴 (전봇대나 콘크리트 부스에 기대고있는)부랑자와 그걸 바라보는 신부정도?)

으워...싫다.
얼핏봐선 아무렇게나 팽개쳐진 거적더미 같지만, 가끔씩 부스럭 거리거나, 자그마한 숨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하니, ‘누가 버리고간 쓰레긴가?’ 라는 생각은 전언철폐.

사람이 있는게 틀림없다.
분명히 누군가 안에 들어있어.

하지만, 음울해보이는 분위기를 풍기는 것 때문일까...
사람들은 기분나쁘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슬슬 피해가며 조심스레 걸어가고 있었다.

왠지, ... 나까지 그(사람)것에 한세트로 묶여서 길가의 쓰레기 취급을 받는듯한 이 기묘한 분위기는 대체...

“아으아으아... 오늘일진이 왜이리 꼬이는거야~”

욱씬욱씬에 어질어질에 지끈지끈 거리는 머리를 싸매고 허약해진 하체부실과 오늘의 운세, 그리고 방향감각과 평행감각의 연관성및 운의 평형성...

아아, 진정하자 진정해.
무의식중에 정신이 현실도피로 날아갈 뻔 했다.
우선은 혼란해진 머릿속을 차분히 정리하고, 몇 번째일지 모를 먼지를 이리저리 털어낸후, 일반적인 순서대로 행동한다.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데는 없으신가요?”

조심스레 사과를 하지만, 대꾸하나 없다.
순간 ‘빠직’ 하고 분노게이지가 Max에 다다를뻔했지만, 극도의 인내심으로 참아내며 말을 이었다.

“저게 걸려 넘어진건 제 부주의 탓이니, 마음에 두시지 마시고...”

아아, 신경도 안쓰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이제는 힐긋힐끗 쳐다보며 지나가기 시작했다.
왠지 미친놈 취급을 받는달까... 참으로 눈물나는 분위기다..

“죄송하다는 성의의 표현으로.. 이걸로 빵이라도 하나....”

네 주위의 이웃을 도우라는(이웃은 아니지만)성서의 한구절을 실천시키며 최대한 사태를 수습한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부스럭 거리는 거적더미앞에, 주머니에서 꺼낸 구겨진 지폐와 동전 몇개를 거의 던지다시피 놓고는, 도망치는듯한 걸음으로 부리나케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아아, 정말이지... 울고 싶어...
차마, 입밖으로 내지못할... 마음속으로만 울려퍼지는 말.
왠지, 모든심정이 담긴 처절한 한마디였다.

달리고,
(배경전환)
또 달리고,
(배경전환)
또 달렸다.
(배경전환)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주위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계속달리고 보니, 문득, 눈에 익은 장소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헉헉헉헉...”

진정되지 않는 세찬호흡을 억누르며 조금 더 달린다.
그러자,
(배경전환)
공원이 나왔다.

이곳저곳에서 피어 올라오는 짙은 녹음사이로 늦은 오후를 즐기는 아줌마들이나,
푸른 잔디위에서 축구공하나를 가지고 뛰노는 아이들,
천천히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햇살을 쬐고있는 노인들.
며칠동안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머릿속에 익힌, 공원의 이미지 그대로 였다.

“간만에 제대로 된 곳으로 찾아왔네”

정말이지, 힘들었었다.
엉뚱하게 길을 잃어버리지를 않나, 길좀 찾아보러 대로변으로 나가보니, 행인에 채이고, 셀러리맨에 채이고, 부랑자에게 채이고, 몇 번씩 넘어져 창피를 당하질 않나, 도망치듯이 달려간것까지...

이래저래 상당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정작 시간은 그리 많이 지나지 않았는지, 해는 아직도 중천에서 내려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피곤하다, 피곤해... 어디 쉴 만한곳이...”

눈에 익은곳에 와서일까, 아니면 자신이 알고 있는 곳으로 왔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려서일까?
사지가 뼈 없는 해파리마냥 축축처지고 힘이 빠져 후들후들떨리고 있었다.
사지의 마지막 힘까지 내서 공원의 비어있는 벤치를 찾아 거의 주저앉을 듯한 걸음으로 빌빌대고 있었다.
몇분정도 흐느적 거리며 걷자, 때마침 비어있는 벤치가 눈에 들어온다.
온몸의 힘을 쥐어짜내, 벤치까지 걸아가 겨우겨우 벤치에 앉았다.
후아~ 벤치에 앉아 ‘눕는다’ 라는 느낌으로 추욱 늘어져 몸을 기대니, 이제야 살 것 같다.

“천국이 따로 없구만, 이대로 승천해버릴것만 같은 느낌이야”

고개에 힘 하나 넣지 않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배경전환)

오랜만에 보는 하늘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하얗고, 파랬다.
유유자적하게 두리뭉실 떠 다니는 구름이라던가, 그 밖의 파랑밖에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고있자니,

“아아~정말로...”

“(누군가 말을 자르며)천국으로 승천해버릴것같은 기분이라니...?”

누군가가 말허리를 자르며 내머리를 옆으로 슬쩍민다.
(배경전환)
그리고, 기운없는 내 고개는 중력의 법칙에따라 벤치의 가장자리를 향해 가속도를 붙여가고 있...

“허억! 가,간신히 살았다.”

최대한 반사신경을 살려 아까까지 벤치를 기대던 머리에... 아니, 머리를 기대던 벤치의 윗부분을 재빠르게 잡아, 관자놀이가 벤치 모서리에 찍히는 대참사를 간신히 막아낼수 있었다.

“여기서 뭐하는 중이야, 신부총각? 상당히 해괴한 자세인걸? 요즘 새로 나온 누워서하는 요가같은거야? 근데, 벤치에서 그런걸 하다니... 뭐랄까, 꼴사나워 보이는 포즈?”

“아니, 그다지 요가 같은건 아니고, 단지 조용히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만, 이걸보고도 뭔가 미안한 마음이라던가 사과 같은 그런 감정같은것은 안생기시나요?”

“미안한 마음이나, 사과...? 아니, 그런 마음은 전혀 들지 않는걸? 그저 궁금한 생각 뿐이야, 도대체 무슨의미의 자세인지... 역시나, 요가포즈?”

“요가 같은건 전혀 아닙니다만...”

한순간에 천국에서 나락으로 떨어진듯한 탈력감에, 아까까지의 재충전이 허사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뭐, 뭐야? 그, 뚱한 표정은? 마치 ‘편히 쉬면서 기력보충을 하는 도중, 난데없이 사람 피곤하게 하는 난폭한 방해자가 나타났다’ 라는 표정같아, 누군가 내가 오기전에 신부총각을 귀찮게 굴기라도 한거야?! 응? 어디있는거야!? 그런 난폭한 심술쟁이는!!(크왕-)”

이야, 악취미다. 이쪽의 전후사정을 뻔히 알고있으면서도, 고의로 건드린거다.
그런 주제에 자신은 전혀 무관한 사람인마냥 저 뻔뻔스런 얼굴이라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저쪽이 가해자라는건 전혀 알아체지 못할정도의 연기력이다.

“어딨는거냐! 벌써 숨어버린게냐?! 범인은 어서,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라!”

손날을 날카롭게 세우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행동을 보이며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범인이라고 해봤자, 벤치주위에는 고작두명, 완전무결하게 결백한(동시에 피해자인) 나를 제외하면 단순소거법으로 범인은,

“아줌마 잖수! 범인은”

너무나도 뻔뻔한 행동에 분노가 터져나왔다.

“게다가, 가해자인 주제에 마치...아..?”

하지만, 조금 열이올라 이성을 제어하지 못한게, 치명적인 실수였다.
갑자기 등뒤에서 터져나오는 위화감에 속사포처럼 쏟아낼 예정이었던 말이 중간에 뚝끊기고 말았다.

“이, 이 느낌은...살기?!”

차갑게 스쳐지나가는 예기가 목젖을 지나 갔다는 것을 느꼈다.
재빨리 앉고있었던 벤치에서 일어나 황급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그그그그...)

자, 잡혔다.(너무 빨라!)

뒤에서부터 목을 잡혀 천천히 압박해 들어는 팔을, 전혀 빠져 나오지 못한다.
먹이를 조르는 뱀처럼 조금씩 조금씩 목을 감아 조여드는 팔에 숨이 막혀든다.

“내가 말이지, 아까 딴생각을 하느라, 무언가 잘못들은 것 같은데 말이지, 미안하지만 아까 무슨말을 했는지 다시 말해주겠나? 신부총각”

크윽, 말 한번 잘못했다가 난데없이 질식사를 당하는 상황에 처해버리게 되었다.

“기, 기브업... 기브업..”

손으로 베치를 팡팡치며 항복을 선언해봤지만, 택도없었다.

“오호라, 아까 했던 말이 ‘기브미’라는 뜻 모를 단어야?”

도발행위다. 분명한 도발행위다.
만약, 여기서 분을 삭아내지 못하고 홧김에,
기브미가 아니라 기브업이라고요! 이 아줌마! 라고 소리쳤다가는 그날부로 사망확정이기에, 꾸욱 참아내고 좀더 그럴듯한 대답을 생각해낸다.

“왜, 아무말도 없는거야?”
(-우두둑 -우두둑)

목에서 기분나쁘게 묵직한 뼛소리가 귀로 울려퍼진다.

이, 이사람..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죽일셈인가...

“죄, 죄송합니다, 소연씨.. 한번만 선처를...”

"응? 뭐라고? 이 아줌마는 가는귀가 먹어서 잘 안들리는걸?"

"으, 으욱.. 숨막혀 죽어요.. 진짜로... 잘못했으니깐.. 좀 풀어줘요."

"어머어머, 무슨 소리일까나? 다급한 신부총각을 이 아줌마에게 무얼 바라는걸까?"

"소연누님. 누님은 다급한 이 신부총각을 외면할정도로 냉혹하지 않으신 누님이예요.."

이쪽의 애절함에 가까운 목소리(아부)에 조금은 화가 풀어졌는지,

“흐음, 가까스로 합격점이네, 뭐 이번에는 특별히 봐주도록하지, 하지만 다음엔 국물도 없을줄알아”

라며, 목을 죄어오던것을 서서히 풀더니, 곧 숨을 쉴수 있을 정도로 조르기가 풀러내줬다.

이리저리 졸려졌던 목을 주물럭거린다거나, 혹은 잘못된곳이 없는지 살펴보곤, 아무런 일도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벤치에 앉았다.

“신부총각, 옆에 앉아도 돼?”

소연씨는 이쪽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질문과 동시에 벤치에 앉아버렸다.
하아, 이사람과의 관계는 언제부터 엮여버린거야...라는, 힘없는 한탄과 함께 한숨이 빠져나왔다.

(회상)
“여어! 자네 요근방에서 못보던 얼굴인데, 이사온거야”(웃음)
“어제 이쪽주택가에 이사왔습니다.”
“흐음~근데 이옷은 뭐야? 신부복?”(평소)
“하아~신부구나...”(웃음)
“뭐 잘부탁해, 내이름은 한소연이라고해.(평소) 아, 혹시 나보다 나이가...(진지)”
“하하하핫... 앞으로도 잘부탁해~ 하하하하핫!”(웃음)
“저보다 나이가 더많은...”
“거기까지... (빠직)”
“아, 이거이거... 맛있으니깐 한번 먹어봐...”
“에... 사주시는 건가요? 감사합...”
“누가 사준다는 거야? 자기가 먹는건 자기돈으로 내는게 당연하잖아?”(웃음)
(회상끝)

... 상당히 우울해졌다.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첫 시작이었었군...

그러다가, 이런저런 도움을 받아, 이 근처 길을 외운다던가, 어디엔 뭐가 있다, 어디는 무엇이 싸다던가, 심심할 때 시간죽이는 곳이 어디에 있다던가 하는걸로 친해져, 이런저런 잡담을 나눌정도가 되었다.
라는데 걸린시간이... 잘생각해보니...
닷새도 채되지 않았구나...

“......”

“어어...? 신부총각, 얼굴색이 어두워... 어디 안좋은 데라도 있는거야?”

네, 제 옆에 한명, 좋지않은 사람이 하나있어요.라고 말하면 용서고 뭐고 하는 것 없이, 정말로 살해당하겠지, 아마도...

“아니 오늘 운수가 조금 사납다는 생각이 들어서말이죠, 하하~”

“...? 운수가 조금 사나워? 아, 그러고 보니 옷에 흙먼지가 상당히 묻어있는데, 칠칠맞게 길바닥에서 뒹굴기라도 한거야?”

“에엑! 어떻게 그걸? 본업이 주부가 아니라 점쟁이예요?”

“아줌마니, 유부녀니, 주부니하는, 굳이 하지않아도 될 쓸데없는 말을 내뱉는 얄미운 입이 여기 붙어있는 요 입이냐? 앙?(빠직)”

“아아악... 알았어요, 그런말 안할테니 제발 이 손좀 놔줘요...”

“그래, 믿어보지, 그나저나 뭐가 운수가 사나운건지 자세히 이야기나 해봐”

어지간히 심심했나보다.
괜히 장난걸고 , 이런 사소한 불운의 사건들에 관심을 보이기나 하고 말이다.
바램대로 소박한 여흥거리를 즐기게 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실은 낮에 말이죠, 거리에서 부랑자에게 채여서 엎어지고, 샐러리맨에게 채이고 해서 몇 번씩 이리저리 뒹굴었어요.”

“거리에서, 부랑자? 설마... 무슨 거적데기 같은걸 뒤집어쓰고 길바닥에서 쭈그려 앉아 있는 그, 부랑자?”

저 사람도 알고 있다니, 꽤나 발에 채이나 보다. 그 부랑자.
그녀는, 으으음, 거리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더니, 부랑자에 대한 설명을 몇마디 더하기 시작했다.

“으음, 아마도 이틀전인가? 그때부터 거리에서 자리잡고 이래저래 눈에 밟혔었었지. 어제는 공원 공처를 기웃거리면서 나돌아 다니더니, 오늘은 거리라고? 거참, 신출귀물하고만... 그사람...”

“얼굴은 봤어요?”

“아니, 머리끝까지 둘러쓰고 있어서 얼굴은 못봤는데, 몸집이 좀 작더라고.”

“그나저나, 그런 쬐그만 거에 채여 뒹굴어다니기나 하고, 꽤나 조심성 없네, 쿠쿠쿠쿡(웃음)”

“예이, 예이 저는 길가다 지저분해 보이면 뒹굴어 다니면서 청소를 하고 다니는게 취미라서요. 오늘도 더러운 길거리는 참을수없을 정도로 흙투성이 었답니다.”

“비아냥거리는것도 적당히 해둬. 장난삼아 농담을 거는것도 진지하게 받아들인 다니깐... 자고로 인생은 포지티브하게 사는게 적격이야. 그렇게 하나하나 일일이 신경쓰면서 다니다 가는 오래 못산다?”

너무나 긍정적이다 못해 생각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는 그쪽 분에게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은 뎁쇼. 이쪽의 반응이 지극히 노말이라구요.
뭐, 잡담은 슬슬 이쯤에서 접어두고, 본론으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그나저나, 여기엔 뭐하러 왔어요?”

“음, 아... 느긋한 오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중”

“저는 여유를 즐기는 심심풀이 땅콩이구요?”

“빙고! 자신의 사정을 잘아는데?”

“저는 그럼..이만, 급한 볼일이 생각이 났네요. 슬슬 집에 가봐야겠군요, 안녕히 계세요 오늘 대화 즐거웠습니다.”

“으갸아!! 실언이야, 실언!! 가지말라구!! 사실은 말이지... 네신가? 다섯시쯤에 세일이 있어서 말이지 시간 좀 죽일겸 공원에 산책온 것 뿐이라구, 그 와중에 신부총각이 눈에 띈 것 뿐이고 말야...”

“에...? 세일.?”

“응, 뭐를 세일하는지는 까먹었는데? 100명인가? 150명인가 한정 판매로 굉장히 싸게 팔더라구. 후후훗,”

오늘도 뭔가를 실컷 사다놓을 것 같다. 그리고 실컷 사재기한 재료들로 또다시 며칠간은 같은 식단에, 같은 반찬과 같은 재료들로 이루어진 지옥의 밥상이 차려지겠지.

그걸 자랑스럽게 말하고, 실행시키는 소현씨도 참으로 대단하다... 랄까.

아아,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를 불쌍하신 낭군님이시여. 삼가고인의 명복을 미리 빌어드리겠습니다. 아멘

“그럼 저도 슬슬 지갑이라던가 챙기고 다시 돌아올게요, 에에, 입구쪽에서 기다리면 되죠? 그럼 다녀 올게요”

웃차, 하는 가벼운 기합소리와 함깨 기력충전된 다리를 일으켜 세워, 벤치에서 일어난다.
뒤이어 소현씨도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툭툿쳐내며, 먼지를 철어낸다.
나도, 먼지를 털어낼까하다가, 이미 구질구질 하게 된거, 그냥 넘어가기로했다.

“에에, 먼저 가서 기다릴게, 얼른 와! 그럼 바이바이~신부총각”

몸을 털까말까 고민했던 그 찰나에 벌써 저만치나 멀리까지 간 소현씨가 뒤를 돌아보며 손을 휘휘 흔들있었다.

“늦으면 죽여버릴 거니깐, 각오라고 신부총각”

“웃는 얼굴로 그런 살 떨리는 소리 좀 그만해요! 그리고 신부총각이라는 소리는 그만 하세요!
이름도 아닌 별명으로, 언제까지 신부총각, 신부총각, 하실꺼에여?!”

“(냐하하핫-)벌써 신부총각이 입에 익어버렸는걸? 그럼 먼저간다~ 안녕~!!”

“아직 제말 다 안끝났어요!!”

아, 가버렸다.
이쪽의 말 같은건 상큼하게 무시하고는, 룰루랄라 하면서 공원을 빠져나왔다.
뭐, 한두번 이러는 것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이러니 어째 금방금방 익숙해져만 가는 자신이 불쌍할 따름이다.

“민폐야 민폐, 이곳저곳에 민폐라고...”

본인에게 들리지 않을 한탄만을 내뱉으며 이쪽도 공원 밖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길을 잃을 걱정도 없이 다이렉트로 집을 향해 가는것 뿐 이다.
가자!

by 마탄의사수 | 2009/01/07 07:31 | Over Justice | 덧글(0)

OJ the prolog - 1


“에, 그러니깐 이 구절에서 주님의 말씀이 의미하는 바는...”

정결한 분위기의 성당은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다.
경건한 마음을 지닌 신의 말씀을 전하는 주교님과, 그 말씀을 새겨듣는 독실한 신도들.
신의말씀을 전하는 자 와 신의 말씀을 배우는 자. 그 사이에는 무언가 범접할수 없을듯한 신성함이 느껴지는듯 하다.

“십자가에 짓눌려 걸으시면서도 여전히 우리들을 사랑하고 계신 주님의 마음은 고통에 뒤따르기 쉬운 어린양들의 마을을 풀어주시고...”

성경의 뜻깊은 구절을 외치는 주교님의 설교가 이어지자, ‘아멘’이라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주교님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으며 자신의 설교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확실히, 열성적이고 듯있는 주제와 의미를 가진 설교이긴 하지만...
(화면흔들흔들...)
설교가 한시간이 넘게 계속되면, 질리고 질려서 듣는쪽이 기운이 빠져버린다.

“오직 사랑으로 괴로워하고, 또 어떻게 괴로워해야 하고, 또 어떻게 최후까지 참아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것만이 어떠한 철학, 어떠한 힘. 어떠한 지상의 재물보화도 줄수없는 영원한 구원을 얻게 하는것임을 깊이 깨닫게 해주시는것입니다.
게다가...”

...질린다.
아니, 오히려 설교하는쪽이 질리지도않고 끝없이 설교와 성서의 구절을 말한다.
그야말로 언어의 파도.
속사포 처럼 쏟아지는 언어의 물결에 휩쓸려 이쪽의 정신은 그야말로 익사직전.
이렇게 가다간.....

“아니, 안돼지 안돼... 겨우 이정도에 넋이 나가선...”

혹, 주위의 사람들도 나와같은 사정인지 확인도 해볼까 하는 마음도 있지만

"사랑으로 참아내야 하는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멘..."

"아멘."

모두들 설교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들 뿐이었다.

허우적거리는것은 이쪽뿐인가..
신도들도 열심히 경청을 하며 열심히 가르침을 받고 있는데, 사제인 이쪽은 설교의 지루함에 헤롱헤롱대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일테지만...

....
.......
...........
..............

역시.
지루한건 지루한거다.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주욱- 앉아만 있자니 허리는 비비적 거릴뿐이고, 멀어져 가는 정신을 붙잡는 고개는 휘청휘청거리며 슬슬 한계신호를 보내왔다.
마음같아선 당장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 뛰쳐나가고싶지만. 그건 확실히 불가능 할테지.

왠지, 서서히 주변의 시선이 흐려지고 있다.
스피커로 경건함이 한층 증폭된 우레와 같은 설교를 내뱉는 주교님의 목소리또한 흐려지고 있었다.

“주님의 경건하신 말씀은 크고 아름답습니다. 또한,”

아아. 주교님.. 경건함이 크면 클수록 비례적이게 잠또한 쏟아집니다만...

“아, 안돼! 겨우 이정도에 잠들어 버릴정도로 내 정신력은 이렇게 나약하지...”

아아, 내정신력은.. 나약했구나...
라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정신의 끈을 놓....
(-쿠웅!)
자마자, 앞의자의 볼록하게 투어나온 부분에 세차게 머리를 찍고야 말았다.
쿠웅- 하고 묵직한 소리가 머릿속을 세차게 휘젓고 지나가자 흐릿흐릿하던 정신은 선명해지고,  귓속을 웅웅거렸던 설교소리도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크으으으으으으으....”

이마가 얼얼 할정도로 앞줄의자에 머리를 박고 나니, 확실히 잠이 달아나는것 같았다.
정신을 간신히 차리고 기분도 환기시켜볼 요량(이라기 보다는 누기 이런 쪽팔린 상황을 목격하지 않았을까 하는 노파심)으로 잠시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주위의 시선을 살핀다.
옆쪽에 앉은 아줌마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줄 알았지만, 다행히도 설교에 집중하고 있었던 탓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듯하다.

작게나마, 이런 세심한곳까지 배려하신 신의 은총에 감사하고 설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어려서는 부모의 가르침을 배우고, 자라서는 학교와 사회에서의 최소한의 지식을 깃들 수 있는 교양을 배우고,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주님의 사랑과 자애로우심을 배우고,  또한 몸에 익히면 구원받자, 그것또한 주님의 은총일지니...”

서교또한 차츰 기승전결의 ‘결’에 돌입하고, 슬슬 주제와 목적의식을 강조하는쪽에 부각시키는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중간부터 듣는것이었지만, 주교님의 설교는 훌륭했다.
확실히 조금은 지루한면이 있긴했지만 전개부분에서의 몰입도와 단순하지만 명확한 주제구현은 그 단점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을정도로 훌륭한것이라고 생각된다.

확실히 그 증거로 설교를 모두마친 주교님의 입에서 ‘아멘’이라는 작은 한마디가 나오자마나자 곳곳에서 쏟아지는 ‘아멘’이라는 소리가 성당안을 가득 채워가고 있었다.

그렇게 환희와 감동을 표현한 긴 시간동안의 설교의 피날레는 구원의 가르침을 받은 신도들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소리가 하나둘 잦아들고,
“자아- 이제 찬송가 삼백...”
설교의 마지막을 고하는 신도들의 찬가를 부를 찬송가에 대한 페이지를 말하려 할때,

그것은 섬광처럼 찾아왔다.

(-콰앙!)

“잠깐!”

마른소리를 내며 거칠게 문이 열리는 소리와, 그와 함께 약간은 어두운 성당안을 찔러들어가는 날카로운 빛을 뒤로한,

한남자가 소리내 외쳤다.

“그 설교 인정할수 없다!”

갑작스레 들어오는 강한빛에 눈이 부셔 제대로 볼수는 없었지만, 희미하게 보이는 실루엣으로 느닷없이 들어온 남자의 키가 상당히 크다는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낄수 있었다.

“주님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기만 하는 그런 억지 설교따윈 인정할수없다!”

등뒤에서 쏟아지는 빛과 함게 고요해진 성당안을 천천히 들어오는 남자.
조용해진 성당안에서 뚜벅뚜벅소리를 내며 딱딱한 발자국을 남기는 한 남자만이 그 안의 고요한 적막을 깨고 있을뿐이다.

갑작스레 일어난 사태에 주위의 신도들의 작은 속삭임이 한데뭉쳐 알수없는 소리로 성당안을 메꾸어 나가고 있었다.
아마도, 갑자기 난입한  남자의 정체와 그남자가 외친 말의 의미에 대한것이겠지.

“거룩하신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이곳에 무슨 망발인겁니까? 당신은?”

엄숙하게 외치는 주교님의 말쓰믄 차분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조용히 성당안을 묵직하게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는 그말을 듣고 (등뒤의 빛 때문에 잘보이지는 않지만) 비웃는듯한 표정으로 입술을 일그러뜨릴뿐이었다.

“하아...? 거룩하신 주님의 말씀을 전해? 자네의 오만하고 일방적인, 비뚤어지고 어긋난 정의를 강요하는 행동말이야? 괜한 억지를 부리는것E한 죄악이라는건 자신도 잘알텐데...?”

“억지니 강요니 하는말을 하면서, 비뚤어진 행동이니 뭐니 하는데... 자신이 누군지조차 말하지 않는 사람의 입에사 나오는 말따위, 굉장히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못해보셧습니까?”

남자는 아무런 반론도 하지 못한채 저앞의, 그리고 저위에 있는 주교님을 조용히 바라볼뿐이다.
그런 남자를 조용히 내리깔고 지켜보던 주교님의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럼, 묻겠습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조용히 물러가 준다면, 지금까지의 무례는 용서해드리겠습니다.”

“이거야 원. 날못알아보다니. 너무 하지않나, 자네?”

“무, 무슨...?”

‘이상한 소릴 내뱉는겁니까’라는 말을(아마도) 하려던 주교님의 말을, 남자는 빠르게 쳐낸다.
멈추었던 걸음을 내딛으며, 남자는 걷기...
아니, 뛰기 시작했다.

섬전과도 같은 빠르기. 마치, 번개와도 같은 날렵한 돌격.
하지만, 무언가 인간같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탓탓탓 이라던가, 화악 이라는 소리가 아니라, 콰앙콰앙 거리는...
지축을 울리는 굉음을 남기며 남자는 빠르게 쏘아져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퍼억!!)
듣는것만으로도 살떨리는 타격음.

“30년동안 실력하나는 녹슬지 않았나보군, 주교씩이나 되면 마음도 해이해져서 헤롱헤롱댈줄알았는데.”

“선배님이야 말로.”

어느새, 남자는 교단으로 올라가 주교님과 주먹을 맞대고 있었다.

“30년전에는 왜 아무말도 하지않은채 사라지신겁니까.”

“그건, 말못할 사정이있지. 아직 애송이에게는 말못할 만한 사정이야.”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실건가요? 아직도 애 취급입니까!!”

또다시 이어지는 강렬한 격투. 너무나도 빨라서 눈으로도 다 쫓지못할 그런 무지막지한 전투였다.
그 때문인지 거대한 성당은 견고해보이는 구조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쿠웅쿠웅 소리와 함께
먼지와 돌부스러기를 떨어뜨리며 묵직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저, 주교님... 무, 무슨짓을... 이러다간...”

난감한 상황이다.

무슨 삼류뽕빨 판타지도 아니고, 난데없이 정체도 알수없는 누군가 나타나(얼굴또한 전혀 나오지않았다.)난동을 부리고, 연로하신 주교님은 뭘 잘못먹고 회춘이라도 하셨는지 드래O볼의 프리쟈 3단변신을 뺨칠정도로 무지막지해져서 난동제지를 가장한 파괴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선배님, 30년전 어디론가 훌쩍 말도 없이 떠나버시리더니, 이번에도 난데없이 찾아와서 난동을 부리시다니. 도대체 무슨 이유인겁니까?”

“네녀석의 모순된 정의를 바로 잡아주러왔다.”

“저의 말에는 한점의 거짓도 없습니다. 그런데 모순점이라니, 선배의 말씀이야말로 모순되어 있군요. ”

쉴새없이 주먹을 주고받던 주교님과 선배라 불린 남자의 대화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일순 정지했다.
그리고, 일정한 거리만큼 멀어진 두사람.
둘의 거리만큼이나 그 사이의 적막또한 커져만 가고 있었다.
그런 고요를 깨며, 남자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 너의 말은 나조차 감동을 받을정도로 훌륭한 설교였다. 그만큼이나 훌륭하게 성장했다는것에 기뻐 눈물을 흘릴정도였지.”

“선배님..”

“헌데 뭐냔 말이냐!! 주님의 말씀을 신봉하고 실천하며 지켜내야할 너의 행동에 난 실망했다! 너에게 모순과 거짓이 없다고? 그래, 그렇다면 저것은 뭐냔말이냐!!”

경멸에 가득찬 목소리로 가리킨 손끝에는,

“에, 에...? 저... 말인가요...?”

피아노 치는 수녀님이 갑작스레 일어난 상황에 깜짝놀란 얼굴로 당황해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데없는 지목에 놀라 우물쭈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수녀님을, 남자는...
{CG를 첨부하면 좋을듯?}
“꺄아아아아악!”

“그녀는 내가 데려가겠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보쌈했다.

“자, 자매님!!”

“주교님!! 꺄아아악!!”

. . . . . . . . . . . . . .

“선배님, 헤어지던 그모습 그대로 변하신게 전혀 없으시군요.”

“자그마한 주님의 은총일뿐이다.”

나이 50은 훌쩍 넘겼을 사람이 전혀 늙지않고 20대모습 그대로 있는게 주님의 은총이었던가..

“도대체 무슨생각인겁니까 선배님!! 아무리 선배님이라고 해도 자매님을 데려가는것은 용납치 않습니다.”

“배역교체다. 네녀석에겐 그녀의 옆자리는 어울리지 않아. 유감이지만 다른여자를 찾아봐라.”

저, 저기.. 이거 왠지 내용이 사바세계로 넘어가는듯한 전개는 또 뭡니까... 누가좀 말려봐야 하...

(여자꼬맹이1) “옛날 남자다! 신부를 빼앗으러 온거야! 꺄♡”

(꼬맹이남자1) “오오오오옷! 멋지다!”

(아줌마1) “어머어머, 핑크빛 로맨스...?”

저기, 이건.... 드라마가 아닌뎁쇼...

“그건 무립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세상 어디에도 없는 최고의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선배님이라고 해도 절대 용납할수 없습니다!!”

“후우, 잘알고있군. 그렇다면 진실을 대답해주지. 네녀석으론 그녀에게 자격미달이다!!”

남자는 안고있던 수녀님을 조용히 내려놓고 주교님을 향해 천천히 걷는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실력으로 몸소 깨닫게 해주지.”

“20년전처럼 자기멋대로 하는건 힘들겁니다. 더 이상은 선배님 맘대로 행동하는것은 안될겁니다!!”

천천히 걸어오던 남자의 발걸음이 멈추고, 주교님과 남자의 거리는 약 2m.
돌진해 일격을 날리기엔 더없이 이상적인 거리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두사람의 몸이 격돌했다.

(-콰앙!)

“쿠웨에에에엑!”

두사람이 서로 주먹을 날려 작렬해, 그 두사람사이에 들려야 할 파성음이 자신의 머리위쪽에서 들려왔다.
난데없는 엄청난 충격에 휘청휘청거리며 시선을 뒤로 돌리자,

“신부님!!”

아까의 쟁탈전에 원인이었던 수녀님이 약간은 화나보이는 얼굴로 무서워보이는 미소를 슬며시 짓고 있었다.

“왜, 날...”

당황에서 벗어나, 겨우겨우 입을 놀려 간신히 몇글자의 말을 짜낸다.
그러자, 수녀님은...

“왜 예배시간에 조시는거예요!! 당장일어나지 못해욧!?”

(-퍼엉!!)

골을 진탕시키는 또 한번의 파성음이 내 머리에서 울렸다.

(-퍼엉)
(-퍼엉)
(-퍼엉)
(-퍼엉)

"끄,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강하게 울리는 머리를 부여 잡고, 입에서 의미를 알수없는 언어를 뽑아내면서 일어났다.

“뭐, 뭐가 졸았다는거예요? 저는 분명히 두눈 똑바로 뜨고, 주고님과 이상한 남자의  수녀님을 쟁취하기위한 싸움을...”

수녀님에게 방금까지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설명을...

“에....?”

욱씬거리는 머리 때문에 눈물이 고인 흐릿한 시야에, 수녀님이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없다..?”

혹시나 해서 눈가를 비비적거리고 다시한번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성당을 박살내는 주교님과 이상한 남자. 그에 호응하는 신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에에, 모두들 버뮤다 삼각지대의 타임슬립....? 꾸엑!!”
(-퍼엉!)
또 한대 맞았다.

“여기는 플로리다가 아닐뿐더러, 타임슬립같은 괴현상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엉뚱한데로 주제를 바꾸지 말아주세요.”

수녀님의 정체불명의 공격으로 욱씬욱씬 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한번더 둘러보았지만 역시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들 어디로 간거지?

“신부님이 주무시는동안 예배는 끝났고, 신도들은 모두 귀가 하셨습니다. 하지만 명색이 신도들을 이끄는데에 모범이 되셔야할 신부님은 예배시간에 조시기만 하고, 한술 더 떠서 신도들이 모두 가신후에도 주무시기만 하다니, 아주 보기 흉하더군요. 부임 첫날부터 이러시면 심히 보기 않좋습니다...만...
제말, 들으시는거예욧?!”

(-퍼엉!)
“아, 아... 예, 예예예옛!! 심혈을 기울여서 마음속에 담을 준비를 하고, 경청하고 있습니다.”

수녀님의 공격이  상당히 묵직해 보이는 양장본 성경책이었다는걸 여덟 번에 걸친 숭고한 머리의 희생으로 겨우 알아낸후, 다음부터는 조심하리라 굳게 마음먹었다.

“아아, 근데 주교님은 어딜가셨죠?”

“주교님은 신부님이 이상한 잠꼬대를 하시는 사이에 벌써 설교를 끝마치시고 나가셨어요.
아, 가시기전에 주무시는 신부님을 주욱 기다리셨는데, 무정하시게도 잠만 쿨쿨 주무시다니.. 보기 흉했다구요.”

한숨을 푸욱 내쉬며 고개를 좌우로 젓는 수녀님을 보자, ‘그정도로 심했나’라는 생각에 죄책감이 밀려들어왔다.

“에에, 죄송합니다. 그게, 아직 시차적응이 힘들어서요..”

“아니예요. 사과하시는건 저보다 주교님께 하시는게 더.....”

약간은 쓴웃음을 지으며 손사례치는 수녀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며, 회랑을 빠져나왔다.
[배경,하늘]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성당문이 열리자, 밝은빛이 눈을 찔렀다.
하늘하늘 떠다니는 새하얀구름. 세차게 볕을 내리쬐는 태양. 시원한 산들바람.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의 모든 것은 평화로워 보였다.
모든것이 바뀌어가는 새로운 계절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길을 걷는다.
이제 막 평범한 일상의 시작을 고하는, 조용한 오후의 날씨였다.

1일째. 귀가 ~오후

by 마탄의사수 | 2009/01/04 23:24 | Over Justice | 덧글(0)

Over Justice - 대략의 설명


Over Justice - 직역하자면, 오버스러운 정의랄까.

관련으로 그려뒀던 CG(라고 쓰고 손그림 몇장 이라고 읽는다.)라도 몇장 올려둬야하는데.

컴퓨터가 2년전에 한번 폭파당했었기 때문에, 관련 그림은 전혀 없습니다.
 
OTL 그냥 글로 때우는 절 용서해주세요.

파릇파릇했던, 대딩 1년때 '우오!' 라는 다짐으로 손댄뒤, 돌아보니 벌써 4년이나 지난 프로젝트 =_=)a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대략의 설명을 하자면,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ㅅ=

그냥, 천사(19세.)와 악마(23세.)가 나와서 주인공(신부.)과 함께 노닥거리는 일상 판타지.. 라는 느낌-?
이려나...

나중에, 머리에 기름칠좀 되서 어느정도 써먹을수 있을정도로 굴러가면 그때 다시 수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s. 얼떨결에 하나 건진 O.J.관련 그림 한장.


천사.
이름은 안젤. (Angel)천사.
19살의 여자아이 입니다.

by 마탄의사수 | 2009/01/04 23:05 | Over Justice | 덧글(0)

새해벽두라고 하기엔 4일정도 늦은 감이이지만...


안녕하세요.

마탄입니다.

..............
........................
...................................

아아, 귀찮아졌어...OTL

그냥 요약해서,
2년동안 군대 다녀왔고,
이제 복귀해서 즐겁게 바깥세상 in 라이프를 즐겨보려 합니다.

그럼 잘부탁드립니다. <(_ _)> [꾸벅]

ps. 4일이나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by 마탄의사수 | 2009/01/04 22:45 | 별로없는 일상생활 | 덧글(0)

성경만화

 

클릭 해서 큰 그림 보게 하는게

불편할것 같아 아예 스킨을 바꿔버렸습니다





















 

좋은 조임센스다..

 

내용도 원작에 충실한데다가..


 

 

 

  이거 설마.....

 

 신성모독은 아니겠지...?

 

교회 아줌마들은 무섭다구...

 

by 마탄의사수 | 2006/12/18 11:44 | 덧글(5)

마리미테는 역시, 재미있어.

이것들을 알아본다면, 당신은 이미.. 진정한 마리미테의 세계에 들어온것이다.

















WR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

이것들을 모른다면 당신은 모에 최고. 로리 최고.
유미쨩 하앍하앍 을(를) 외쳐대는 아주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인것이다..

진정한 백합물의 세계는 이러한것이다...

(살떨릴정도로 멋지지 아니한가?)

용자들이여... 로리 범죄자  의 길에서 벗어나.. 우리모두 범인의 삶으로 돌아가자..

 

 

내문서 정리도중.. 재미있는 그림을 발견해서 올려봤심돠;;;










 

by 마탄의사수 | 2006/11/20 23:32 | 현란한 정신세계 | 덧글(1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