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사바나.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지금의 나는 최고다. 온몸의 피를 용암으로 바꾼듯한 뜨거운 활력이 구석구석 맹렬하게 휘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몸은 가볍고 평소에는 쓰이지 않는 몸 구석구석까지 자유자재로 구동하고 있었다. 산뜻한 나름함과 적당히 고양된 흥분. 기분좋은 탈력감에 기분은 최고조.

누구라 해도 나를 방해할 수 없다. 아니,
설사 그 누군가가 나타나 나를 가로막는다 해도 나의 이 두손이 갈가리 찢길뿐이다.
그것에 대한 아주 좋은 예시가 내 발밑에 꿈틀거리고 있다.
좀전은 스프링쿨러처럼 맹렬하게 내뿜었던 기세가 이제는 사그라버린 녀석은 일명 거리의 시인들이라 불리는 쓰레기다.

뒷골목에서 사람을 습격해 금품(주머니)를 털어가는 도시숲의 하이에나.
나는 콘크리트우림이 하늘을 찌르는 이곳에서 녀석들이 활개치는 철근의 사바나 그 깊숙한곳까지 조용히 따라가 주었다.

하이에나들은 내가 자신들의 모습에 겁먹었다고 생각했는지, 낄낄낄 거리며 알아듣지못할 슬랭어를 남발하며 누런 이빨을 한것 드러냈다.
그렇게 십수분을 걸었을까, 이리저리 빙글거리며 골목을 꽤나 돌았다고 생각했을즈음, 녀석들은 어설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
정형화된 악의가 드러나기도 전에 상황은 종료되었다. 우선 녀석의 거뭇거뭇한 곱슬로 레게를 짠 시커먼 녀석부터였다.

한달음에 뛰쳐나가 녀석의목을 턱사이에 끼우고는, 가볍게 와작. 땅콩을 깨물듯 베어물자, 아무런 저항감 없이 살점이 한뭉텅이 씹혀져 나왔다.
비릿한 내음이 입속가득 채워 밖으로 줄줄 새어 나왔고, 그중 일부는 콧속가득 들어가 불쾌감을 자아냈다.

레게머리의 녀석은 갑작스런 상황때문이었는지, 아니면 후두가 씹혀서인지 ‘으어어어어’ 하며 언어가 되지 못하는 괴성을 질러댈뿐이었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꽤나 시끄러운 녀석이다. 라고 생각했다.
퉷- 하고 물었던 녀석의 목덜미를 뱉어내자 녀석은 바닥에 볼폼없이 나뒹굴러졌다.

그리고는 목과 입에서 피를 쉴새없이 울컥울컥 내뿜으며 바들바들 거릴뿐이었다.
하드고어나 스플래터처럼 피가 분수처럼 역류하는것은 영화에서 뿐인가, 하며 입맛을 다셨다.
맥없이 쓰러져 버린 녀석에게서 흥미가 급속도로 사그라져 버리자 시선은 저절로 다른녀석들을 향해 옮겨졌다.

멀쩡히 서있는 녀석이 다섯정도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상황파악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듯 보였다.
이렇게나 호응이 없다니, 이쪽에서 김이 빠져버렸다.
그래서, 말밑에서 꿈틀대고 있는 녀석의 머리를 가볍게 차주었다. 퍼석하는 둔탁한 소리와 걷어차인 녀석의 턱윗부분이 형체도없이 날아가버렸다. 그제서야 시원스레 분수처럼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회백색의 뇌수와 허연뼛조각, 붉은선혈의 파편이 녀석들의 얼굴로 쏟아져 나갔다.

"으아******제, 제기*********!!"
마치 약속이나 한것처럼, 모두..
왔던길의 반대편쪽으로 뛰쳐나갔다.

그래, 그거다 그거. 좀더 동적인 반응을 원했다.

약자는 먹히고 죽임당한다.

그것이 이곳, 정글의 법칙.

열심히 달아나라 하이에나. 지금 사자가 달려나간다.

도망쳐라. 열심히 도망쳐라.

살아나고 싶다면 죽을힘을 다해 도망쳐라, 피식자

포식자는 먹이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아.

붙잡히면 그걸로 끝.

그러니 나에게서 도망쳐.

크하, 크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럼,
사냥이다.

그렇게 시작된 포식은 급속도로 전개됐다.
제일 뒤쳐져가는 녀석의 무릎을 손으로 쳐내 단번에 바숴뜨렸다.
달려가던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땅바닥에 몇바퀴씩이나 뒹굴고나서야 겨우 멈춰진 녀석은 무릎이 부서진줄도 몰랐는지, 다시 일어서보려 했지만, 금세 균형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그제서야 걷게 되지 못한다는것을 알아챈 녀석은 엎드려 기어가 나에게서 도망치려했다.
녀석의 머리를 잡아 뒤집었다.
힘을 조금 세게 줘서인지 노랗게 빛난는 예쁜금발이 몇웅큼이나 뽑혔지만 그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똑바로 누워있는 녀석의 얼굴을 짓눌러 침묵시키고, 상의를 거칠게 움켜 찢었다.
부욱 소리와 함께 두어번정도 찢어내자 하얗고 뽀얀속살이 드러나왔다.
나머지 한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자 얇은 뱃가죽이 부들부들 떨리며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아마도 깊이를 알수없는 두려움때문이겠지.

그래서일까, 벌벌 떨기만 할뿐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한채,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부질없는 발버둥만 칠뿐이었다.
그런 반응을 즐기며 천천히, 새하얀 배에 얼굴을 파묻었다.
두손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늑골을 꽉 누른채, 얼굴로 부드러운 내장을 파헤쳐가면서 맛을 음미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내 머리를 밀쳐내보지만 역량의 차이에는 어쩔수 없다.
머리를 밀어내건 어깨를 찍어쳐내든, 그에 아랑곳하지않고 나의 이빨은 부드러운 내장과 장기를 파먹기 시작했다.

우적 우적 우적

비명소리를 반주삼아 집요하게 내장을 파내려갔다.

우적 우적 우적 우적

따뜻한 내장을 우왁스레 찢어 삼키고, 울긋불긋한 장기는 부드럽게 씹어 으깬다.

우적 우적 우적 우적

피속에서 배어나오는 공포의 맛은 그 속의 감미로움을 한껏 배어나오게 했다.

우적 우적 우적 우적....우적 우적 우적 우적

식사는 몇분 걸리지 않아 끝났다.
이 나의 식탐에 내장이 전부 파헤쳐진 찌꺼기만이 남겨졌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내장이 전부 파먹힌 녀석은 그 자리에서 절명해버렸다.
내장의 상실 때문일까, 공포에 의한 것 일까, 아니면 출혈이 심해서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사인은 쇼크사. 결과는 같다.

얼굴에 가득 묻은 피를 대강 훑어내고, 약간 거추장스러운 머리를 쓸어넘겼다. 금발의 머리는 이미 검붉게 염색된 상태였고, 소스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나왔다.
얼굴을 완전히 파묻어 버릴정도였으니 당연한거지만.

다음 녀석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남은 녀석들은 쫒아갔다.
산채로 심장을 질겅질겅 씹어 삼키고, 골격을 전부 들어내 오브제로 장식한다.
머리를 으깨 뇌수를 지면에 처발라 버터처럼 뭉개버렸다.

짧은시간이었지만, 사냥은 즐거웠다.

키득, 하고 유쾌한 미소와 함께 마지막 남은 녀석을 향해달려 나갔다.
그 순간, 몸통에서 갑자기 균형을 잃어 옆구리부터 쓰러졌다.

............하아?
옆구리부터 쓰러져?
보통 균형을 잃는다면 앞이나 뒤로 쓰러지는게 보통이 아닌가.
아니, 옆으로 쓰러진다는게 간혹 있다고 치지만, 옆구리부터 쓰러져?

의아해 하는동안 팔이 날아갔다.
어깨서부터 한번, 그리고 또 한번. 허공으로 날아가버렸다.
아까의 녀석처럼 멍하니 하늘밖에 볼수밖에 없었다.
무슨일이 일어난것인지, 이유를 알길없어 당혹해 자신의 머리옆으로 묵직한 발자국소리가 들렸다.

급히 고개를 돌려 위를 바라보니, 새하얀 달그림자 사이로 거구의 사나이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요 근래의 사건. 네 녀석의 짓이냐?”

심플한 그 한마디가 마지막으로.
내가 미처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눈앞의 사내는 내 머리위를 한바퀴 빙 돌아가 눈앞은 전원이 끊긴 TV처럼 툭, 하고 한줄기 깜박임과 함께 새카맣게 가라앉았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선 사자는 내가 아니었던것일까...?

 

ps.콘크리트 정글의 사바나... 를 주제로 잡생각하다가 슥슥 써본 단편입니다.

 

 

by 마탄의사수 | 2006/11/07 01:05 | 짧디짧은 잡동사니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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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코우링 at 2006/12/24 04:18
진짜 동물? 아니면 다른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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