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07일
OJ the prolog - 4
“어딜간거야, 정말...”
나는 눈에익은 골목길에서 무언가 찾고있었다.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굉장히 소중한했던것인지, 골목 여기저기를 필사적으로 돌아다녔다.
차밑을 훑어보기도 해보고, 담장사이의 좁디좁은 구석을 뒤쳐보았지만 찾는것은 쉽사리 발견되지 않았다.
굉장히 소중히 여기였던것이었는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은 점점더 불안해졌다.
분명 있을 만한곳은 전부 둘러보았는데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사실 하나만으로도 초조해하고 조급해져, 거의 자포자기 할때 즈음,
“아, 찾았다,”
이 일대에서 보기 힘든 크고 낡은 저택이 있는 옆동네까지 가면서, 찾아봐도 찾지못했었는데...
의외로 잃어버린곳 근처에 있을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
달려나갔다.
너무나도 기쁜나머지 말도 제대로 하지못하고, 그저 달릴뿐이었다.
더 이상 놓치지 않아. 더 이상은...
(끼익-! 쿵-)(차소리 브레이크 소리)
세발짝 즈음 뛰었을때, 뜨거운것이 얼굴과 몸을 내던졌다.
땅이 위로, 하늘이 아래로. 집과 담장들은 핑그르르 몇바퀴씩 돌아가버렸다.
그리고 몇 번 눈앞이 번쩍거리더니, 땅이 얼굴에 붙어버렸다.
눈이 부실정도로 밝은 하늘과 집은 위아래로, 얼망진창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아아, 뜨거워.
가슴과 배가 너무뜨거워.
뜨거운게 가슴과 배를 왔다갔다 움직이며, 목과 입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답답함에 몇 번, 기침을 하고나니 답답함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머리와 가슴의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온몸의 열기가 모두 그쪽으로 쏠렸는지, 머리와 가슴이외의 부분은 얼음장처럼 싸늘했다. 아까부터 일어서보려 팔다리를 움직여 보았지만 꿈틀꿈틀거리기만 할뿐,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꿈틀꿈틀...
일어서보지도 기어보지도 못하고 그저, 제자리에서 꿈틀꿈틀..
꿈틀꿈틀..
무서워. 누가 나좀 일으켜 세워줘.
무서워... 뜨겁고 춥고 아파.
누가 나좀 도와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하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골목길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 시간대의 아주 일상적인 풍경이었지만, 기묘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적막하고 고요한 골목길은 이질적이기까지 했다. 그런곳에 홀로, 답해줄리없는 구원을 외치고 있었다
도와줘... 도와줘... 누가 좀 도와줘...(x3)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뜨겁기만 하던 가슴도 이제는 점점 식어가, 손발처럼 차가워지고있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이대로 일어서지 못하면 영원히 추워질것만 같았다.
그러니깐, 일어서고 싶었다. 움직이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몸은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나마 움찔거리던 팔다리도 기운이 빠졌는지, 추욱- 늘어진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손가락만이 파르르 떨리며, 경련할뿐이었다. 발에 밣힌 벌레처럼.
그리고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에 눈앞이 깜깜해질때, 그것은 나타났다.
태양과 하늘을 등지고 있어서일까,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듯한...
흡사 성전에 나오는 성인과도 같은 모습에, 그 존재의 등뒤에는 눈을 뜨고 바라볼수없는 강렬한 빛이 비치고 있었다.
자신이 똑바로 위를 향해 바라보고있기 때문일까, 그래서 태양을 직시하고있기때문일까, 아니면 그 등뒤에서 비추는 아주 자연스러운 후광 때문인걸까.
아직은 모르는것 투성이었지마느 한가지는 확신할수있었다.
어린아이인 자신의 눈으로 보아도.
자신의 눈앞(머리위)에 서있는 이 소녀는, 자신을 구원해줄 나만의 특별한 존재라는것을...
“누, 누구...?”
“나는, 너를 도우러 온...”
나에게 손을 내밀며, 밝게 빛나는 목소리.
그것이,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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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눈이 뜨였다.
“아,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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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은 ‘수녀가 되고싶다.’ 라는 계기를 언제 갖게 되었나요?”
(교회) 조금은 난데없는 나의 질문에 수녀님은 약간 머엉- 해있다가,
“(놀람)에, 예? 방금전 제가 뭔가 잘못들은.... 그러니깐, 네!?”
오래된 전자제품처럼 버벅대는듯한 느낌의 말이 몇초씩이나 늘어지고 난후에야 다시 정상적인 말투로 돌아왔다.
“뜬금없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예요? 일하기 싫어서 얼렁뚱땅 시간죽이는 나태한 계획이라면 이쪽에서 몸소, 침묵시켜드리도록 하지요..”
으윽. 미소띈 표정으로 그런말을 하니깐, 상당히 무섭구만...
혹시나, 정말로 ‘시간이나 죽일 겸 잡담이나 걸어볼까’ 라고 생각한채 말했다간, 두말없이 박살. 그 후 시멘트와 함께 곱게 개어진후, 어딘가의 앞바다에 고이고이 침몰. 이라는 결말이 일어날지도...모르지.
“아니, 그런게 아니라... 사람이란게 보통, 어떠한 계기가 있어서 어떤결심을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어떤일로 교회에 몸담게 되었는지 그냥, 그게 궁금해져서 라고나...할까.”
기세좋게 말을꺼내긴 했지만, 단순한 호기심에 다른사람의 과거를 듣는다는것이 주제없이 나대는것 같아, 나도 모르게 말끝이 흐려지고 말았다.
“으음, 계기라... 계기...”
수녀님은 한참동안이나 계기를 중얼 거리며, 한참동안이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저기, 수녀님...?”
“아,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생각해 낼테니깐요, 계기. 그러니깐, 으음.. 좋은 추억... 좋은추억...”
추억이라고 할정도로 좋은기억이 없는거냐!!!
“... ... .”
그렇게 한참을 고민했을까, 기다림에 지쳐 다시 본래의 하던일(회계장부정리)로 돌아가 어느정도 숫자랑 씨름을 하던 도중, 아! 하는 소리와 함께 수녀님은 상념에 깨어나 크게 외쳤다.
그리고 담백한 얼굴로,
“없다.”
담담하게...
잠깐, 그거 담담이라던가, 담백이라던가 하는 얼굴로 내뱉을 소리가 아니잖아!!
“저기, 그러니깐... 자신의 빈평생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에, 그러니깐... 장난?”
“농담삼아 말씀하시는건 듣는쪽입장에서 상당히 우울한데요, 좀더 진심을 담아서 말씀하시면 안될까요?”
“아니, 진짜로 내 반평생을 경정하게 만든 커다란 계기가 없달까...”
“진지한 얼굴로 그런말 해봤자, 설득력이 와장창 떨어지는 소리밖에 안들리는데요.”
“아니, 그러니깐 계기라고 할만한 커다란 사건없이 무난하게... 평범한 일상들이 모여,다섯살 때 교회옆에 부속된 유치원에 다녔다던가, 열 살때 부모님의 손에 떠밀려 여름캠프에 갔다던가, 그밖에 성가대에 들어가 노래를 불렀다던가, 연극을 했다던가 하는, 그런 작고작은 행동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된건 아닐까요? 뭐, 나름대로 아이들과 지내거나, 사람들을 도우는걸 그리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의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달리, 무어라 말할수없었다.
“과거는 어느 한가지 사실에만 치우쳐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눈치채지못할 그런 작고작은 조각들이 쌓여 이루어지는게 현재의 지금이 아닐까요? 아직은 부족하고 미흡할뿐이지만, 더욱더 정진해서 보다 나은 한사람의 신자로써의 제몫을 할수있게 되길 빌며 노력할뿐입니다.”
본디, 사람에겐 각자의 이유와 사정이 있다. 하지만 그것도 모른채 타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대기만 한 자신이 굉장히 어리석어 보였다.
(누구처럼) 곤란한 사람일줄로만 알았는데 그런 훌륭한 말을 하다니, 수녀님에 대해 조금은 다시 봐야 할것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약간은) 감명받고 잇는 나에게, 그녀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라고, 4년전 주교님께서 말씀하셨죠. 그때받은 감동은 지금 생각해봐도, 아아♡~ 우후후후훗...”
좀전의 그말, 전언 철폐!! 사심 300%다!!
뭐가 평범한 일상이 모이고, 작고작은 과거의 조각이 모인다는거야.
지극히개인적인 욕망이 풀풀 흘러나오잖수.
“여기까지가 나의 계기라면, 계기라고 할수있는데... 자, 이제 신부님 차례예요.”
“예? 갑자기 무슨말씀을?”
“이런이런, 계기라느니 어쩌느니, 남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모조리 털어놓게 만들고는 이제와서 혼자 내빼려 하다니, 몹쓸사람이군요. 애초에 먼저 시작하신건 신부님쪽인데다가, 자신쪽에서 무언가의 계기가 있으니 남들의 계기를 한번 듣고 싶어서 그러는거겠죠?
게다가 제 turn(차례)은 끝났으니, 이제 신부님의 turn(차례). 자아, 뭐든지 말씀하세요. 주님의 어린양. 무슨 고민이든지, 전부 들어드리겠습니다.”
성스러운 얼굴로, 얼핏 들으면 은은한 목소리지만, 느낌은 그와 정반대로 All Red.
위험신호의 붉은 램프와 함께, 긴박한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저는 이만, 하고 짦게 답하며 등을 돌리려 했지만, 어느새 어깨를 선점당해 버렸다.
“도망치면, 주님의 곁으로 보내버려요?”
도망칠수 없는 상황으로 점점 더 밀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독안에 든 쥐. 집안엔 늑대, 밖에는 호랑이. 눈앞은 절벽, 등 뒤엔 맹수(호랑이).라는 절체절명의 사태.
“...듣고나서, 절대로 웃으면 안돼요.”
목숨은 하나. 언제나 유니크하기 때문에 소중히 여겨 살아남는쪽을 택했다.
“응응, 절대로. 하늘에 맹세코.”
마치 남의 첫사랑이야기를 듣는 사춘기소녀처럼,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첫사랑이야기 일지도 모르지만,
“그러니간, 그게 제가...”
내자신이 손수 무덤을 파는 약간의 환멸감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천천히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래서, 그렇게 된거예요. 그래서 그일을 계기로 성직자의 첫 다짐을 생각하게 된것입니다.
...인데, 저기...수녀님?”
이야기가 끝날 부분부터 고개를 푹 수그린채 얼굴을 들지 않는 그 모습에 조금 불안감이 감돌았다.
어깨나 등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필사적으로 무언가 참는것처럼 보인다.
참고있는것은 아무래도, 웃음이겠지만... 설마설마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실낱같은 한줄기 희망은 투두두둑 거리며, 볼폼없이 끊어져 나갔다.
역시, 괜히 말하는게 아니었어. 그래도 스스로가 자초한일이니깐 참고, 납득...
“풉, 크크큿...”
납득해서,
“웃, 하하하하핫..”
납득을 해...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이런걸, 납득 할수있을까 보냐!!
이제는 아예 데굴데굴 뒹굴듯한 기세로 말그대로의 폭소(爆笑)로, 줄기차게 웃어대는 수녀님이었다.
“그게, 그렇게 웃겨요?”
“푸하하하하하핫... 아니, 그게 아니라...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나름대로 진지하게 말한건데, 그렇게 웃으면 조금...”
“하핫, 아하핫. 그게, 진지한 얼굴로 하니깐, 그게더. 하하하핫...”
“... ... .”
호흡곤란이 의심될정도 줄기차게 웃어대는 수셔님을 보고 후회막급이었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후였다.
“하아, 하아... 후아... 후.”
웃음패닉 상태에서 간신히 진정된듯한 수녀님의 볼은, 아까전의 웃음으로 인해서인지, 볼이 발갛게 상기되어있었다.
“무슨 사춘기 소년의 꿈얘기도 아니고, 기억이 흐릿한데다가, 내용의 태반이 꿈속에서 기억해낸거라니. 전 융만큼이아 체계적이지 못하다구요.”
수녀님은 마치, 이쪽을 깔보는듯한 표정을 띈채, 콧방귀를 내쉬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뭐,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지만, 남이 보기에도 ‘깔본다’라는 느낌의 그런 표정이었다.
“그래도 상대가 상대인 만큼, 친절함에 상냥함까지 서비스로 담아서, 신부가 된 계기를 부여한 ‘두근두근 추억속에서’ 꿈을 몸소 해석해주지요.”
“뭡니까, 남의꿈에 그런 유치하 타이틀을 달아놓기나 하고, 요즘 아저씨들도 그런 쌍팔년도 연애소설같은 유치한 네이밍센스는 안달고 있어요.”
“그러니간, 프로이트의 정신의학 사상에 따르면 인간의 무의식적인 에고와 잠재되어있는 초에고라는 의식이, 사람의 욕망과 관련되어...”
틀렸다. 이미 저쪽세계로 날아가 버렸어.
“그러니깐 자신의 옛기억과 욕망이 무의식으로 표출되어...(중얼중얼...)”
전혀 알아듣지 못할 단어를 줄줄 읊어대는 수녀님의 말은 귓전으로, 내버려두고, 하던일(회계장부)이나 계속할까, 하고 종이에 손을 대...
“그러니깐, 상흔으로써... 지금 듣고있는거죠!?”
“예이예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듣겠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그냥 듣기로 했다.
그 후, 융의 사상학에 따라 내재적 상호작용의 발생에 따른 동시성 사건의 연결성과 EPR사고실험의 바탕이념을 해석한 플로레마와 클레아투라의 이해와 인과론의 파탄속에 정신적 사건과 물질적사건의 의미있는 일치에 대한 인간의 무의식적 연구에 대한 고찰을 반나절 동안이나 듣게 되었다. (내가 말해놓고도 뭔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 by | 2009/01/07 07:41 | Over Justice | 덧글(0)




